[카드뉴스]너희가 중2병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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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너희가 중2병을 알아?

허세라고 보기엔 너무 외로운 요즘 아이들의 이야기

  • 승인 2017-03-23 11:33
  • 고미선 기자고미선 기자






















중2병.
그분이 오시는 순간이면, 부모의 멘탈도 가출하고 싶습니다.

마냥 사랑스럽던 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
부쩍 말수가 적어지고 방문을 잠그기도 합니다.
복잡한 패턴으로 잠근 휴대폰, 늘 귀에 꽂은 이어폰
대화를 시도해 보지만 눈을 피해버리곤 하네요.
중학생 자녀가 있는 부모들은 모두 공감하시죠?

중2병이란 단어를 처음 쓴 곳은 일본입니다.
원래는 중학교 2학년이 되면 드러나는
허황되고 우스운 행동에 가까운 의미였다고 하는데
그 것이 우리나라로 넘어오면서
사춘기를 대신하는 말로 쓰이기 시작했죠.
하지만 어른들은 중2학년의 심리를 정확하게 모릅니다.
단지 애니메이션 '중2병이라도 사랑하고 싶어'의
'내 오른손에는 흑염룡이 날뛰고 있지' 같은 대사를 보면
반항심과 허세를 통해 불안을 감추고 있다는 것을
아주 약간 짐작할 뿐이죠.

북한이 남으로 못오는 이유는 중2가 무서워서?
중2병은 중요한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릅니다.
아이들 사이에 퍼진 중2병 진단 테스트를 아시나요.
칼을 갖고 다니는 걸 자랑스럽게 여긴다.
뭐든 부정적으로 보는 성향이 크다.
나는 남들보다 불행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주먹으로 벽을 치거나 가래침 뱉는 걸 자랑스럽게 여긴다.
혼란이나 불만등의 심리적 상태를 넘어서
반항과 일탈까지 우려되기도 합니다.

그런데, 왜 하필 중2일까요.
초등학생을 벗어나 적응하느라 바쁜 중1
고등학생으로 진입 준비를 해야하는 중3 사이
정서적 과도기이기 때문입니다.
바쁜 부모보다 친구관계를 택하기 쉬운 이 시기에는
현실기피 우울증 과대망상 증상도 보입니다.
또한 자신이 남들보다 우월하다는 생각을 하며
남을 무시하는 경향도 생기지요.

중2 학부모병 진단법도 있습니다.
1.잔소리가 늘어났다.
2.더 이상 부모의 말발이 통하지 않는 것 같아 짜증이 난다.
3.결정권이 나에게서 아이에게 넘어가는 것 같아 불안하다.
4.종종 아이가 한심해 보이고, 쓸데없는 일에 신경을 많이 쓴다는 생각이 든다.
5.이죽거리는 아이를 보고 있자니 약이 오르고 열 받는다.
6.아이를 보면 미소를 짓기보다 인상을 먼저 쓰게 된다.
7.요즘들어 아이를 향한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8.아이 방의 문이 닫혀있으면 나쁜 행동을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9.남의 집은 잘 넘어가는 것 같은데 어쩐지 우리 애는 유난히 이상한 것 같다.
10.이러다 사고 한번 치지, 또는 너 지금 내가 벼르고 있어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

#1.SNS는 비밀!
중학생인 A양은 하루종일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습니다.
“담탱이가 XX이야”“엄마 XX 때려버릴까”
SNS 대화를 본 아빠가 버럭 소리를 지릅니다.
“도대체 뭐 하는 거야! 휴대폰 이리 내놔”
“아~ 왜요!”
“너 도대체 왜 그러니, 뭐가 불만이야”
“왜 남의 휴대폰을 보고 그래요. 짜증나게”
A양의 아버지는 아이가 나쁜 친구들과 어울릴까봐 걱정입니다.
A양은 평범한 학생입니다. 단지 자신만의 세계가 필요할 뿐.


#2.불꺼진 우리집
중학교 2학년인 C군은 하교후 학원으로 향합니다.
학원과 학원사이, 편의점에서 간단히 저녁식사를 떼우고
9시가 넘어 집으로 돌아오지만 불꺼진 집은 적막합니다.
혼자 자신의 방에 앉아 있다보니 우울하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노트를 펼쳐 끄적거립니다.
“내가 세상에서 사라져도 아무도 모르겠지,
그냥 이대로 죽어버릴까...”
C군의 어머니는 우연히 아이의 글을 본후 일을 그만뒀습니다.
C군은 맞벌이 부모님을 다 이해합니다. 그냥 가끔 외로울 뿐입니다.


#3.엄마VS아빠
최근 J양의 부모님은 다툼이 잦아졌습니다.
J양의 적어진 말수와 성적부진이 이유겠지요.
엄마는 야근과 음주, 주말엔 잠만 자는 아빠를 탓하고
아빠는 아이교육 하나 제대로 못하냐며 윽박지릅니다.
“빨리 커서 집에서 벗어나고 싶어... 이럴거면 날 왜 낳았나”
본인 때문에 다투는 부모를 보며 J양은 우울감에 빠집니다,
J양의 부모는 아이에게 예쁜 옷, 맛있는 것, 좋은 환경만 주고 싶습니다.
J양은 오늘도 꿈을 꿉니다. 엄마 아빠와 함께 추억여행을 가는...

세상에서 자신이 제일 불행하고 고독하며 세상을 등진 존재라고 여기는 증상.
-인기웹툰 귀신아 싸우자 중
중학교 2학년, 반짝반짝 빛나는 나이
아무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믿고,
난데없는 허세뒤의 외로움과 공포...
그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무엇일까요.

소통이 필요해
너무 어려운 중2병
윽박지른다고 해결되지 않아요
서두르면 엇나가기 마련,
애정으로 지켜보고 기다리면
한 층 더 성장한 아이들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고미선 기자 misunyd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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