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진영 분위기 쇄신, 지역발전 공약 점검 기회 잃었다” 지적
자유한국당이 충청권 대선 후보 합동연설회를 방송토론으로 대체하면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후보들의 지역발전 공약을 확인하고, 침체된 보수 진영의 분위기 쇄신 기회로 기대를 모았던 합동연설회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이번 달 초 충청권 핵심당원 연수로 지역 보수 결집 기반을 마련한 한국당이 중원에서의 도약 기회를 ‘제 발로 찼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자유한국당은 2차 컷오프를 통해 대선 주자를 4명으로 압축하며 본경선 궤도에 진입했다.
당 대선 후보 경선 본선엔 충남 논산 출신 이인제 전 최고위원과 김관용 경북지사, 홍준표 경남지사, 김진태 의원 등 4명이 진출했다.
당초 한국당은 ▲22일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 ▲23일 호남권, 충청권 ▲24일 서울·수도권·강원권에서 합동연설회 또는 토론회를 가질 계획이었다.
그러나 2차 컷오프 이후 대구·경북과 충청권, 서울·수도권·강원권은 합동연설회 대신 방송토론을 진행하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같은날 오전, 오후로 나눠 두 지역에서 합동연설회를 진행하기엔 일정이 촉박하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수도권·강원권의 경우 이날 오후 방송3사 합동토론회가 열리는 점을 고려해 취소했다는 게 한국당 입장이다.
하지만 충청에선 “지역 보수 민심을 외면하는 게 아니냐”는 볼멘 목소리가 들린다.
합동연설회가 최순실 게이트와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침체된 지역 보수 진영의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후보들의 지역발전 공약을 점검할 수 있는 자리로 기대를 모았기 때문이다.
합동연설회 취소에 더해 ‘보수적통’ 경쟁을 벌이는 바른정당이 오는 23일 대전에서 충청권 대선 주자 정책토론회를 열기로 하면서 지역 당원들은 망연해하는 모습이다.
자유한국당 소속 한 지방의원은 “일정이 촉박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선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합동연설회를 방송토론으로 대체한 결정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충청권 공약 확인, 보수 지지층 결집 등을 위한 좋은 기회를 놓친 셈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당 안팎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부산·울산·경남 합동연설회 개최는 홍준표 지사를 배려한 조치고, 대구·경북 현장연설회 제외는 친박 지지층 반발을 의식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홍 지사에게 경남은 안방이자 본선 첫 무대라는 점에서 홍 지사를 지나치게 배려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쏠린다.
대구·경북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만큼 박 전 대통령 탄핵 책임을 묻는 열성 지지자들의 반발을 피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한국당은 26일 각 지역 책임당원 현장투표와 29~30일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거쳐 31일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를 최종 선출한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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