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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준호(탤런트·영화배우) |
‘좋은 사람’에 대한 정의는 너무 막연하고 각자가 세워 놓은 자신의 이상적 기준에 따르겠지만, 기본적으로 도덕적이며 선하며 이기적이기보다 상대를 배려할 줄 아는 마음의 소유자는 모든 사람들이 생각하는 ‘좋은 사람’의 특징일 듯하다.
내가 2003년에 찍은 영화 중에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란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말 그대로 결혼 적령기에 있는 능력 있는 커리어 우먼이 주변 사람들한테 좋은 사람 있으면 내게 소개시켜 달라는 내용이다.
하지만, 영화 속 여성은 이 사람 저 사람 소개받지만 결국 자기가 원하고 바라는 좋은 사람을 만나지 못한다. 그러다 본인이 원하는 이상형은 아니지만 순수하고 참 좋은 멋진 남자를 만나게 된다.
우리 인생도 이성을 찾아 나서는 것 말고도 늘 살아가며 주변에 ‘좋은 사람’ 찾기에 열심이다. 주식으로 치면 초대박 종목이다.
누구나 좋은 사람을 찾기 때문이다. 너나 나나 모두 다 그렇다면 좋은 사람을 찾기 위해선 뭘 어떻게 해야 할까하는 생각이 든다. 옛날부터 어른들 말씀에 ‘사람이 재산이다’ 라는 말씀이 있지 않은가. 돈이나 부동산은 짧은 기간 안에도 노력하고 운이 좋아 벌면 되지만 사람은 오랜기간 투자를 하고 서로 지켜봐야 상대방을 알 수가 있고 그제서야 서로 믿음과 신뢰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말 좋은 사람, 정말 진국인 사람한테 투자하고 그 사람 곁에서 함께 서로 챙겨주고 배려하고 즐거울 때나 힘들 때나 어려울 때나 위기가 왔을 때 곁에서 힘이 되어 주고 응원해 주고 지켜주는 그런 사람이 되어야 나한테도 상대방이 그런 사람이 다가온다.
나 자신은 상대방한테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서 나한테만 상대방이 좋은 사람이 되어 주기만을 바라고 강요한다면 어불성설이고 자기욕심이다. 주변에 많은 사람들과 살아가지만, 그때 그때마다 사람들과 마주할 때 마음가짐부터 내가 먼저 주변분들한테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면서 시작하면 그 노력이 마음에서부터 나와 얼굴로 그다음 행동으로 묻어 나오기 마련인 것 같다. 그러면 그분들께는 내가 좋은 사람, 진국인 사람이 되는 것이고 나의 진정성을 보고 상대도 나한테 그렇게 다가오는 것이라고 믿는다. 내 욕심 하나 버려 상대방에게 웃음과 행복을 주고 내 자만과 이기심을 버려 상대방에게 겸손하고 인정받는 사람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안타깝게도 현실은 외모지상주의에 빠져서 먼저 사람 만나면 외모로만 평가하고 보여주는 외적 능력으로만 보고 대부분 그 사람을 평가하는 것 같다. 사람을 소개할 때나 직장 면접을 볼 때, 이성 친구를 소개받을 때도 말이다.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외모가 두드러지게 멋진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통계학적으로 직장에서 급여나 승진을 더 잘 받고 더 대우를 받고 또 주변 사람들한테도 관심을 많이 받는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사업적으로 성공하신 회장님이나 사장님들과 운동을 하거나 식사를 할 때면 종종 이런 말씀들을 하신다. 옛날엔 먹고살기가 힘들어서 가족들 먹여 살린다고 돈만 보고 달려왔지 좋은 친구들 하나 못 만들고 세월이 이렇게 흘렀다고 아쉬워하시고 후회하시는 분들이 많다. 인생 살면서 나와 같이 즐기고 함께 웃고 울어 줄 친구, 그런 사람이 주변에 없으면 그것처럼 허전하고 공허한 게 없다고 말씀하신다. 내가 걸어온 인생을 내 곁에서 잘 지켜봐 주고 즐거울 때나 힘들 때나 곁에서 좋은 친구로 좋은 사람으로 함께 걸어온 그 사람, 그 친구가 내 곁에 있어야 인생의 참 재미를 느낀다고들 하신다.
앞으로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지금의 일자리들 중에 없어지는 일자리도 많고 새로 생기는 일자리도 많을 것이다. 창의적이고 빠른 변화에 적응을 잘하는 사람만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자동화 시스템이 이 시대를 바꿔놓는다 해도 사람 냄새 나는 좋은 사람마저 대체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자라나는 미래 세대들이 참 좋은 많은 어른들을 통해 이 시대를 리드하는 훌륭한 인재들이 많이 나오게 되길 기대한다.
정준호(탤런트·영화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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