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들 “수능 중심으로 가면 공교육 다시 흔들릴 것”
교육부가 2019학년도부터 ‘학생부종합전형(이하 학종)’의 확대 보다 내실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부는 현재 전국 대학의 학생부전형은 60% 수준으로, 양적인 확대 보다는 내실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는 지난 1월 ‘2017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을 발표하면서 해당 사업의 핵심 평가지표였던 ‘학생부전형 실시 여부와 비율’ 항목을 삭제했다.
대학들은 이달 말 확정될 것으로 예상되는 ‘2019학년도 전형계획’에 변화된 교육부의 정책을 반영해 학종 비율을 축소하거나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갑작스러운 교육부의 정책 변경에 일선 학교는 업무적인 혼란 보다는 학종 비율 축소로 인한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교사들은 학종 비율이 높다고 해서 정시모집을 등한시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갑자기 정책 방향이 바뀐다고 해서 업무적인 측면에서 큰 영향은 없지만, 공교육이 다시 위기에 처할 것이란 설명이다.
A고등학교 관계자는 “공교육 정상화 등 학종이 갖은 긍정적인 기능이 분명히 있다”며 “학종 비율이 축소되고 다시 수능 중심으로 갈 경우 커지는 사교육시장에 공교육이 다시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B고등학교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학종 비율이 축소되는 것인지 정체되는 것인지 기준점이 공개된 것이 없다”며 “교육부에서 기준점을 확실하게 발표한다면 학교에서도 대입을 준비하고 학생들을 지도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미래 사회는 과거처럼 지식위주의 인재보다는 문제해결 능력 등 역량이 있는 인재를 필요로한다”며 “수능 중심의 틀에 박힌 교육으로는 최근 강조되고 있는 창의성, 윤리성, 도전정신, 협업 등을 교육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움직이는 것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한 학교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 발표된 차기 대선후보들의 교육공약을 보면 정시비중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이 있었다”며 “이런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교육부가 미리 움직이는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고 말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종 내실화는 비율의 축소와 유지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며 “대학들의 전문성과 운영 내실화에 중점을 두고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