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이미 돌이키기 어려운 ‘지방 소멸’, ‘인구 소멸’과정에 진입했다는 전문가들의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이번 대선 기간은 중앙에 종속되어 발생하고 있는 수많은 지역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골든 타임이다. 이에따라 중도일보 등 지방을 대표하는 전국 7개언론사는 공동취재단을 구성해 한국사회 지역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대선 과정과 공약에 반영돼야 할 지방 자치와 분권 과제, 지역균형발전 과제등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5월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의 당내 경선이 본격 진행되면서 여야 주자들이 일제히 검증의 도마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번 대선이 불과 50여 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치러지게 되면서 안보와 외교, 거시경제 등 중앙정부 차원의 정책과 공약에 검증이 집중 되면서 지방이 다시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따라 지역 유권자들이 적극 나서 지방을 살려내고자 하는 철학과 전략이 단단한 정치세력이 누군지 꼼꼼히 검증, 2017년 대선을 지방 회생의 원년으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일단 여야 대선후보들은 한결같이 공약의 하나로 지방자치 강화를 내세우고 있다.
우선 민주당 경선에 나선 문재인 후보는 노무현 전대통령의 정책을 계승한 ‘혁신도시 시즌2’를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시대교체’라는 국정운영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하는 ‘제2국무회의’를 신설해 중앙-지방 간 격차도 줄여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당 대선주자인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의사결정 효율성을 높이고 지역균형발전을 이루기 위해 청와대와 국회를 모두 세종시로 이전하겠다고 천명했다.
범 보수진영에서는 지역분권형 개헌을 한목소리로 주장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경선에 나선 홍준표 경남지사는 “중앙의 권력이 지방으로 많이 이양되면 지역균형발전이 저절로 이뤄질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혔고, 김관용 경북지사는 집권후 6개월내에 지방재정권·자치입법권 보장하는 개헌을 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다.
바른정당 대선후보인 유승민 의원은 “지방거점대 경쟁력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놓았다. 같은 정당 후보인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청와대와 국회의 세종시 이전 공약을 발표하고, ‘지방분권 강화’를 중요공약으로 역설하고 있다.
이처럼 대부분의 주자들이 나름의 지방공약을 내놓고 있지만, 지역민의 기대에는 크게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인구와 경제력 측면에서 거의 불가역적인 소멸 과정에 진입하고 있는 지방의 위기적 상황에 대응하기에는 크게 미흡하다는 것. 특히 지방의 경제ㆍ사회ㆍ인구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 지방을 살리기 위한 전략은 무엇인지, 지역산업 육성 방안은 있는지, 지방과 연계한 저출산-고령화 대책은 갖고 있는지, 지방분권과 균형발전 정책의 상충성과 상보성에 대한 방안은 있는지 등이 지역문제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공약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성경륭 전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장은 “KTX나 고속도로망ㆍ항공망 등 고속교통망과 수도권의 고등교육기관·의료기관·문화기관, 백화점 같은 고급 유통기관이 마치 빨대처럼 수도권으로 흡수를 촉진시키고 있는 상황” 이라며 “실질적으로 중앙에 복속돼 의존하는 지방자치제도를 바꿀 특단의 대책이 이번 대선에서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수 기자ㆍ전국지방대표 7개언론사 공동취재단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