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이야기, 어떤 대사를 읊어도 감동받지 않을 자신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17년 찾아온 ‘미녀와 야수’는 여주인공 벨(엠마 왓슨)의 노란 드레스 자락처럼 설렘과 사랑스러움으로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디즈니 원작 애니메이션을 실사화 하는데 더없이 충실했고, 진정한 '사랑의 키스'로 야수가 왕자로 돌아간다는 뻔한 스토리인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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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영화의 마법은 바로 이런 것이다.
대규모 오케스트라 연주와 환상적 사운드로 버무려진 춤과 노래를 즐기는데 어찌 지루할 수 있을까. 너무도 익숙한 미녀와 야수 OST (Beauty And The Beast)를 듣는 순간 가슴이 미친 듯이 뛰기 시작했다.
▲ 미녀와 야수 스틸 컷 |
●사랑이야기라고? 사람이야기지
지금까지의 미녀와 야수는 진정한 사랑이 무엇인지, 사람을 변화시키기 위해선 진정한 사랑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했다. 맞다, 하지만 좀 다르다.
사람의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다만 그 사람의 마음보다 겉을 보기 때문에 진실한 사랑을 알아보지 못하는 거다.
여주인공 벨은 그저 예쁜 여자가 아닌 책에 빠진 괴짜였고, 벨과 결혼을 원하는 개스톤(루크 에반스)은 잘생긴 외모로 마을사람들의 신임을 얻지만 실제론 이기적이고 잔인하다.
영화는 처음부터 사람의 겉모습이 아닌 마음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사랑은 얻는게 아냐, 그냥 놔두는 거지
누군가는 아름다운 여인을 얻기 위해 강요하고, 소중한 것을 빼앗고, 가두어 버린다.
반면 그녀가 없인 영원한 죽음이 찾아온다 해도 기다리고, 가장 아끼는 것을 주고, 자유롭게 놓아주는 사람도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자유롭게 하면 그 사랑은 자신의 가장 흉측한 야수성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잊혀진 존재들, 그것들의 소중함
야수에게 주어진 가장 큰 벌은 흉측한 외모가 아니다.
시계며 촛대며 찻잔처럼 사물화 되어버린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어두운 성 안에 갇힌채 세상으로부터 잊혀져 버리는 것.
한 잎, 두 잎 떨어져가는 장미꽃과 같은 삶속에서 결국 자신을 기억해 내는 소중한 사람들을 되찾게 된다.
개인적으로, 언제나 디즈니 작품들은 옳다.
그냥 행복하고 싶은 주말이라면, 전작에서의 티컵 칩의 귀여움을 다시 한번 보고 싶다면, 해리포터의 어린 헤르미온느를 잊지 않은 당신이라면, 뮤지컬로 돌아온 2017년 미녀와 야수와 함께 영화로운 주말을 보내길 추천한다.
※이장면, 이대사
야수를 잡으러 몰려가는 마을 사람들, 거짓으로 사람들을 선동하는 개스톤.
참다못한 개스톤의 절친 르푸가 말합니다.
“진짜 괴물은 개스톤 너야”
고미선 기자 misunyd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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