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 톡] 자신 안의 불안감이 저항으로 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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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톡] 자신 안의 불안감이 저항으로 표출

[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 정신분석적 관점의 ‘저항’에서 오는 공격성(1)

  • 승인 2017-03-17 00:02
  •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 게티 이미지 뱅크
▲ 게티 이미지 뱅크


나는 외며느리이자 막내며느리다. 어머님은 자식 6명을 낳았지만, 막내아들만 살아남고 다섯 명의 형제자매들을 모두 저세상으로 보냈기 때문이다. 어머님의 상실의 고통을 생각해보면, 같은 엄마의 입장에서도 쉽게 받아드려지지 않는 게 사실이다.

제일 가까이에 있다는 산부인과 의원은 충북 괴산 이담리에 있는데 그것도 집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하셨다. 어머님은 통뼈라서 자연분만은 어렵다고 했는데, 아이를 낳다가 죽거나, 3년 정도 키우다가 죽는 일들을 다섯 차례나 겪으셨다니 그 육체적 고통과 심적 고통이 얼마나 크셨겠는가?

순흥 안씨 28대 손인 시할아버님의 집안 살림은 넉넉하였지만, 재산 탕진으로 집안이 몰락하면서 아버님에게 가난을 남겨주셨다고 한다.

시아버님은 30대 초반부터 농사일이 너무 힘들고 먹고 사는 것이 힘들어서 고향을 떠나 포항, 서울 등으로 객지생활을 시작하셨고, 서울 도봉산 밑에서 생선 장사를 하시면서 낳은 아들이 지금은 남편이라고 하셨다. 그래서 정말 귀하고 소중한 어린 아들을 외할머니께 양육을 맡기고 타지생활을 계속 하셨고, ‘집 떠나면 고생이다’라는 말을 실감하면서 가슴 아픈 고생을 수없이 하셨다 한다.

그러다가 고향을 떠난 지 10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왔다. 아버님은 고향을 떠나서 막노동을 하셨기에 그때부터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기 시작하셨다. 불행은 닥칠 때 한꺼번에 닥치나보다. 무릎 인공관절 수술을 세 차례나 받으셨다 한다. 손이 귀한 아들을 가슴에 품어 키우지도 못하고, 귀한 자식일수록 엄하게 키워야 한다는 아버님의 생각으로 남편은 자립성이 너무나 잘 잡혀있다.

34살 나이로 아들을 결혼시키게 되었다. 행사를 치를 때 서로 부담 주는 게 싫다고 하셔서 친척 외에는 주변에 알리지도 않으시고, 지금까지도 이유 없는 도움을 받질 않으신다. 며느리가 하나라서 그런지 참 많이 예뻐하셨고, 동네방네 자랑을 하고 다니셨다.

결혼 할 당시 나는 치과병원에 250만원이라는 고임금과 인정받는 간호사였다. 생업을 따라 대전에 분가해 살던 우리에게 청천벽력이 떨어졌다. 결혼한 후 일 년 되던 해 아버님이 큰 사고를 당하셨던 것이다.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셨던 아버님이 트렉터하고 부딪히면서 뇌를 다치시어 사경을 헤매시게 된 것이다. 한방병원 등 여러 병원을 다니면서 치료를 한 관계로 의식은 회복 되었지만 누워 계시는 생활이 계속되니 아버님은 성격이 변하기 시작했다. 짜증내시는 날이 많아졌고 모든 생각이 집요해지기 시작했다.

어느 날 시댁을 간다고 전화 해 놓고 둘째 아이를 임신한 관계로 갑자기 배가 많이 아픈 이유로 도저히 못 갈 것 같다고 전화를 드리자 불호령이 떨어졌다.

“다시는 집에 들어 올 생각 말어, 네가 나를 가지고 희롱하는 게 아니면 뭐냐”고.

나는 너무 무섭고 당황한 나머지 남편과 함께 뱃속에 9개월 된 아이와 젖먹이 어린 아들을 데리고 시댁을 향했다. 가자마자, 불호령이 떨어졌다.

“너 가정교육을 어떻게 받았냐?“

자신 안에서 거부하고 싶은 마음이 ‘저항’으로 표출된다. 심리적으로 어린아이일수록 좌절을 견디기가 너무 힘이 든다. 현실에 대한 불안은 자신에 대한 신뢰와 친밀감으로 회복해야 한다.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


*‘박경은·김종진의 심리상담 이야기’는 박경은 가득이심리상담센터 대표와 김종진 한국지문심리상담진흥원 원장이 격주로 칼럼을 게재하는 가운데 ‘심리’의 창을 통해 다양한 삶의 모습들을 엿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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