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중도하차하면서 전국 시ㆍ도 교육청이 예산 부담으로 정부와 갈등을 빚었던 누리과정의 전액 국비지원을 내심 기대하는 분위기다.
박 전 대통령의 핵심 공약인 누리과정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 3~5세 아동에게 보육비를 지원하는 것으로, 정부가 약속과 달리 재원을 각 시ㆍ도교육청에 떠넘기면서 박근혜 정부 집권 내내 갈등이 시작됐다.
이 같은 갈등은 지난해 12월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가 신설되면서 올해 누리과정 예산 유치원 1조 9049억원, 어린이집 1조 9245억원 등 총 3조 9400억원 가운데 정부가 어린이집 예산의 42%인 8600억원을 부담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가 오는 2019년까지 적용되는 한시법안인데다 박근혜 정부의 중도하차로 정책의 전면 수정이 불가피해지면서 전국 시ㆍ도 교육감들은 누리과정 예산의 100% 국고지원을 주장하고 있다.
민병희 강원도 교육감은 “정부의 부당한 교육정책에 맞서 누리과정 예산 국고 지원, 역사교과서 국정화 폐지 등 교육과 헌법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길을 마다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장만채 전남도 교육감도 “누리과정 예산은 정부에서 전액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오는 5월 대선 국면과 맞물려 정치권의 분위기도 정부 부담쪽으로 기울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표 시절 “누리과정 예산을 지방재정 교부금으로 지원토록 하고 지방정부의 업무지출 경비로 지정한 것은 상위법 위반”이라며 정부지원을 주장한바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 역시 누리사업 어린이집 예산을 두고 갈등이 빚어지자 “대통령 공약사업을 지방정부에 전가하면 안된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대선 때 한 약속을 책임 있게 논의해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책임은 중앙정부에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관계자는 “누리과정은 국비로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 입장이었고, 이 부분은 변함이 없다”며 “국가 차원에서 촉발된 문제이기 때문에 국가에서 해결해야 한다”며 “국비 100% 지원이 어렵다면, 현재 20%대에 머물러 있는 지방교육 재정교부금 교부율을 25%대로 상향에 누리과정 비용 부담 논란을 해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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