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 이후로 ‘박근혜식 교육 정책’이 흔들리고 있는 가운데 2주기 대학 구조개혁 기본계획이 제시되면서 지방대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1주기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 이어 기본계획에 의한 2주기 평가도 지방대에 피해가 집중될 것이라는 예견이 지배적이어서 구조개혁 개선방안에 대한 요구가 잇따르고 있다.
더욱이 구조개혁의 근거법이 되는 대학구조개혁법안 심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어, 정원조정의 근거법이 없는 대학 구조조정의 정당성이 확보될지도 미지수다.
지난 9일 교육부가 발표한 2주기 대학 구조개혁은 1단계 평가를 통해 정원감축을 권고하지 않는 ‘자율 개선대학’을 선정하고 나머지 대학에 대해 2단계 평가를 실시해 단계별 정원 감출과 퇴출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무엇보다 2주기동안 전국적으로 5만명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는만큼 이는 전체 입학정원의 10% 수준으로 이를 하위 50%의 대학에서 감축한다면 지방대학의 정원 감축이 유력시 될 수 밖에 없다.
정량적인 평가 지표에서 지방대학들은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고, 하위 50% 대학에 지방대학들의 리스트가 올라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2014녀부터 대학정원 감축을 실시한 결과 전국 329개 대학 5만3540명 정원 감축 인원 가운데 지방대 감축인원이 72.9%를 차지했다. 결과적으로 정원감축의 70% 이상이 지방대가 차지했다는 이야기다.
교육부는 2주기 대학구조개혁에서 지방대 피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인지해 수도권과 지방을 구분해서 자율개선대학을 선정하겠다고 했으나, 결국 2단계 통합 평가에서는 지방대학들이 한계 대학에 대거 포함될 공산이 크다.
구조개혁을 위한 대학구조개혁 촉진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 심사가 마무리되지 못한것도 지역대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법안은 찬반 양론이 맞선 상태로 구조조정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구조조정의 권한을 명시한 대학구조개혁법 제정에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았다.
지난달 20일 법안 심사가 미뤄진 이후 박근혜 정권 탄핵 등 정치적 악재가 겹치면서 법안통과 시일도 기약하지 못하고 있다.
지역대 A 고위 관계자는 “지방대 입장에서 퇴출과 정원 감축을 면하기 위해서 정량지표 맞추기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과연 이 정량지표가 대학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하는지는 미지수”라며 “정권이 교체될때마다 교육 정책의 폭이 크다 보니 성심껏 준비하다가 허탈한 상황이 있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지방대만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면 지역에서 지역대학의 역할과 경제성 등을 따져보고 조심스런 퇴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교육부가 대학을 체질 개선의 필요성을 제시한다면 오히려 틀과 점수로 가두려 하지 않고 대학에 자율성을 주는 것이 맞다”며 “위기 의식은 대학이 가장 많이 느끼고 있고, 노력하지 않으면 시장원리로 알아서 퇴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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