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국이 어수선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내수 불황, 고용 불안감 고조 등 내부적인 악재가 산재하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의 영향은 대전시도 예외가 될 수 없다.
그만큼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는 강인한 리더십과 방향타가 필요한 시기라는 분석이다.
대전시정을 이끄는 선장(船長) 권선택<사진> 시장을 만나 혼란스러운 정국과 산적한 지역현안을 어떻게 풀어갈 계획인 지 들어봤다. <편집자 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어떻게 보셨는지.
▲사필귀정(事必歸正)이다. 그동안 우리 국민들이 촛불을 통해 민심을 나타냈고, 그것이 반영된 결과 아니겠나. 헌법재판소가 탄핵으로 결정한 것은 불행한 일이기도 하지만, 나라를 위해 새로운 발전의 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대전시정은 이런 상황과 관계됨없이 직원들과 일치된 마음으로 이끌고 나갈 것이다. 이제는 대선 정국으로 가기 때문에 선거지원 업무도 해야하고, 중립적 자세에서 선거 대비를 철저히 해야한다.
-탄핵 여파로 현안 추진이 난망하다는 우려도 있다.
▲박근혜 정부가 했던 사업과 관련해 현 시점에서 점검해 털어낼 것은 털어내고, 승계할 것은 계속 승계할 생각이다. 옛 충남도청사 이전 문제, 철도박물관 등은 박 전 대통령의 공약과 관계없이 지역에 중요한 현안인 만큼, 차기 정부에도 이어가도록 할 것이다. 정권과 관계없이 추진돼야하는 문제로 승계하도록 추진하겠다.
-지난 고등법원의 정치자금법에 대한 유죄 판결로 시정 표류 우려가 적지 않다. 어떻게 대처할 생각인가.
▲시민들께 심려와 걱정을 끼쳐드려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대법원에서 파기 환송된 판결이 고법에 와서 거꾸로 나와 놀랐을 것이고, 시민들께서 시정 안정과 제 개인을 걱정해서 잘 되길 바라는데, 이런 결과가 나와 놀라움과 실망감이 컷을 것이라고 본다. 저도 이번 재판 결과를 전혀 수긍할 수 없고 납득할 수 없다. 대법원에 상고한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떳떳함을 증명할 것이다. 이것은 시정의 연속성과 제 명예회복 위해 필요한 조치다. 대법원 상고를 통해 대전고법의 모순된 판결을 바로 잡을 계획이다.
-고법의 판결이 모순됐다고 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환송심 판결은 대법원의 파기 취지를 따르지 않았고, 사실을 오인하거나 왜곡 해석했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해 9월 대법에서 포럼 자체가 문제없다고 했는데도, 하급심에서 그 단체가 쓴 경비가 문제가 있다는 것은 단체활동을 부정하는 것으로 이치적으로 맞지 않다. 명예회복과 시정 안정, 건전한 정치활동의 합법 공간 마련을 위해 상고 한 것으로 마지막에 배 한 척이 남았다는 심정으로 재판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시정 이야기를 해보자. 올해 역점 사업 가운데 일자리 등 청년 분야에 힘쓰려는 것이 눈길을 끈다.
▲청년 정책은 한 시대의 문제 해결이 아닌 미래에 대한 투자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일자리나 취업 등 단편적 문제에 치중하지 않고 주거복지·청년문화 등 복합문제로 인식한 종합적 대응이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수요자인 청년들의 생각이 반영된 눈높이에 맞는 정책이 시행돼야 한다. 시에서는 청년들의 일자리뿐만 아니라 설자리, 놀자리 등 청년들의 삶 전반을 지원하는 실효적인 정책을 마련해 추진하려고 한다.
-일자리와 설자리, 놀자리의 구체적 플랜은 무엇인가.
▲시는 일자리 6000여 개를 만드는 행복 나눔 청년 취·창업 프로젝트를 마련해 6개 분야 60개 시책을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취업 준비생들에게 교육비와 교통비, 면접비 등 취업준비에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는 ‘청년 취업 희망카드’를 오는 7월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또 청년 창업가 육성을 위해 엑스포 한빛광장 내에‘청년 창업 플라자’를 마련하고, 원도심 중앙시장에 있는‘중앙메가프라자’를 청년 창업 공간인‘청년 몰’로 조성할 예정이다. 설자리를 마련키 위해 청년 거점 공간인‘청년의 전당’도 만들어 청년들이 소통하고 배우면서, 커뮤니티 활동을 할 수 있는 청년 종합 복지공간을 제공할 방침이다. 옛 중앙동주민센터에 청춘다락을 오는 7월에 개관, 청년들의 창업 준비나 공유 공간으로도 활용할 예정이다. 놀자리로는 원도심 옛 제일극장 통에 LED 거리‘케미 스트리트(Chemi Street)’와 대전천을 연결하는 명품 보행교인 ‘커플브리지’를 만들어 활동 공간으로 제공할 방침이다.
-트램 3법 가운데 마지막 퍼즐인 도로교통법 논의가 시작됐다.
▲지난해 트램 3법 중‘도시철도법’과 ‘철도안전법’이 개정됐고, 마지막인 ‘도로교통법’ 개정안도 국회에서 입법 절차 정상 진행 중이다. 도로교통법은 트램이 실제 도로에서 운행하기 위해 필요한 법적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교통신호와 표지, 교차로 통행 우선순위 지정, 속도 제한 등을 담고 있다.
개정안은 국토교통부의 R&D 사업인 ‘무가선 트램 실용화 사업’의 과제로 추진되고 있고, 경찰청 등 관계기관과 많은 논의 끝에 만들어 진 것으로 개정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 이번 국회에서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처리될 경우, 우리 시의 트램 건설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시가 추진한 대선 과제로 장외마권발매소 이전 문제가 포함되지 않은 것에 아쉬움이 적잖다.
▲월평동 장외발매소로 인해 지역 주민들이 주거환경과 교육환경 피해로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장외발매소 주변의 주차난과 교육환경 개선을 위해 공영주차장을 설치하고, 지역의 공동체 활성화 및 교육환경 개선 사업도 추진하고 있지만, 지역 주민들은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장외발매소 이전을 위한 근거법령 마련을 위해 한국마사회법과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 학교보건법, 지방세법의 개정을 건의한 바 있다. 그러나 한국마사회는 현행법에 따르면 승인·감독 권한 등이 농림축산식품부에 있어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대응에는 한계가 있다. 앞으로 시민단체와 정치권 등과 유기적으로 협력해 장외 발매소가 이전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대전시민과 중도일보 독자들에게 한마디해 달라.
▲올해는 민선 6기 3년차로 대전시정을 실질적으로 마무리해야 할 중요한 해다. 민선 6기 핵심 가치인‘경청과 현장행정’을 보다 더 강화해서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조직과 행정의 역량을 강화, 대전의 새로운 정체성과 성과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고 청년대전과 민생경제, 도시재생, 안전한 도시, 대중교통 혁신 등 5대 역점 사업의 구체적인 성과를 만드는데도 역점을 둘 계획이다.
또 올해는 대선이 있어 지역발전의 좋은 기회로, 지역의 많은 아젠다를 발굴해서 대선 후보들에게 전달하고 공약화 돼서 추진되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겠다. 시정이 흔들림 없이 나갈수 있도록 온 몸과 마음을 바쳐 시정에 임해 나갈 것인 만큼, 시민들께서도 많은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대담=박태구 사회부장·정리=강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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