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옥 비서실장과 허원제 정무수석 등 수석비서관 9명은 13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일괄사표를 제출한 것이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을 비롯한 수석급 이상 비서관들이 오늘 오전 회의를 열어 일괄사표를 내기로 중지를 모았다”며 “황 권한대행에게 이미 사의를 표명했으며, 재신임 여부를 기다리는 중”이라고 전했다.
청와대 참모진은 지난해 12월9일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황 권한대행 보좌로 역할이 조정됐다.
하지만 실제 황 권한대행이 기존의 총리실과 국무조정실의 보좌에 전적으로 의지해왔던 만큼 큰 역할은 담당하지 않았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보좌에 더 충실했다는 지적이 나온 배경이다.
그러나 황 권한대행이 참모진 전원의 사표를 받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5월 대선과 함께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압력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의 경제보복, 북한의 잇따른 핵ㆍ미사일 도발 등 안보ㆍ경제 쌍끌이 위기가 덮친 상황에서 잔뼈가 굵은 ‘주요 참모진’을 잘라내는 데 따른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외교안보ㆍ정책라인 등 자신을 꼭 보좌할 필요가 있는 참모들을 제외하고 정무라인 정도만 사표를 선별 수리할 가능성이 먼저 제기된다.
실제 박 전 대통령도 지난해 10월28일 ‘최순실 게이트’가 불거지면서 이원종 전 대통령비서실장을 포함해 참모진 전원의 사표를 받았으나 비서실장과 정무ㆍ민정ㆍ홍보수석만 교체하고 정책라인은 모두 유임한 전례가 있다.
정치권 안팎에선 황 대행이 이들의 사표를 일괄 수리하기보다는 정무 파트는 수리하고 정책 파트는 반려하는 식으로 선별적으로 처리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우세하다.
형식상으로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보좌하고 있는 만큼 황 권한대행에게 일괄사의를 표명한 것이다. 황 권한대행은 한 비서실장 등이 제출한 사표 수리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참모진 일부 또는 전원이 재신임을 받는 형식으로 거취가 정해질 공산이 크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서울=김재수기자 kjs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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