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민 데일리폴리 정치연구소장(前 청와대 대통령 전담통역관) |
대통령의 탄핵에 억울함을 호소하는 국민들도 있을 것이고, 환호성을 부르는 국민들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헌재의 판결을 우리 국민 모두는 이제 겸허히 받아들일 수밖에 없고, 반드시 그래야만 한다. 그리고 다시는 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길 한 마음으로 염원하며, 국민 대통합과 화합을 적극적으로 이뤄나가야 할 때임이 분명하다.
현재부터 당분간은 대한민국 정당에 여당이 없어진 상태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대한민국의 보수정당은 리모델링 수준을 넘어 새롭게 보수(補修)되고, 심지어는 재창조 되어야만 한다. 보수가(保守) 아닌 보수(補修)임을 명심해야 한다.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파면된다는 것은 사실상 우리 국민 모두에게 불행이고 수치이다. 또한 대외적으로도 대한민국의 위상을 바닥까지 격하시키게 된 부끄러운 일이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한반도 및 동아시아 정책이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고, 사드배치로 인한 중국의 대 한반도 경제보복이 실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5월 조기대선을 통해 어느 진영의 정당이 여당이 되고 집권을 하던, 지금 대한민국은 조속히 국가운영시스템을 발 빠르게 정상적으로 가동시켜야 할 중요한 시기에 놓여 있다. 대내외적으로 최소한 국가의 존립자체가 보장받을 때 진영의 대립이나 이념의 대립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결국에는 대한민국과 우리 국민 모두의 안전과 안정이 어느 정도 보장될 때 정당정치와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도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은 국가운영시스템이 재가동 하는데, 정치권은 물론 국민 모두가 국제무대를 상대로 동맹을 맺어야 할 때이다. 공동의 위험에 함께 대응하는 것이 동맹 아닌가. 한 국가의 최고권력자가 그릇된 판단과 처신을 했을 경우 모든 국민이 얼마나 큰 상처를 받으며, 국가경쟁력이 낮아지다 못해 얼마나 심각하게 위협받을 수 있는지 대한민국은 이미 경험한 것이다. 값진 경험으로 생각하자. 우리 후손들이 겪을 일을 우리가 미리 겪었다고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지 않겠는가.
필자에게도 개인적인 정치 성향이나 선호하고 지지하는 정당과 이념은 물론 존재한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문제이고, 칼럼니스트나 정치평론가로 방송을 하면서 직업상 정치를 평가하고 볼 때는 최대한 객관적인 시선을 가지고 분석하려 노력하는 편이다. 이제는 정말 대한민국의 정당정치와 대통령제가 표면상이 아닌 내적으로 성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지지정당은 있기 마련이다.
그러나 지금은 더 이상 그것을 표면적으로 드러내고 대립할 때가 결코 아니라는 점을 우리 국민 모두에게 거듭 촉구한다.
지금은 화합과 상생과 통합이 뼈저리게 절실히 필요한 시기이다. 우리 모두가 함께 살아가야할 대한민국을 새로 설계하고 만들어 나가야 하지 않겠는가. 대통령의 탄핵도, 진보와 보수의 대립과 정쟁도, 국민의 분열도, 이 모든 것이 결국 함께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아니겠나.
토론할 때는 토론해야 한다. 싸워야 할 때는 싸워야 한다. 그리고 대립해야 할 때는 물러서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진정으로 우리가 모두 거듭나고 함께 공존하기 위해서는 이미 결정난 일에 연연하지 말고, 앞으로의 비전을 함께 그려내며 지향해야 할 중요하고 소중한 시기이다. 싸워야 할 때가 있고, 화합하고 이해하고 양보하고 손을 잡아야 할 때가 있다. 지금은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무엇을 해야 할 때인가.
김민 데일리폴리 정치연구소장(前 청와대 대통령 전담통역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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