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갑한 2017년 3월의 대한민국. 심장이 쫄깃해 지는 영화로운 주말를 원한다면 ‘4인용 식탁’을 연출했던 이수연 감독의 ‘해빙’을 추천한다.
조진웅 이란 이름만으로도 충분히 설레지만, 배우에 대한 애정과 믿음 하나로만 영화를 선택한다면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는 점 또한 분명히 밝힌다.
불이 꺼지고 영화가 시작된 순간부터 서늘한 긴장과 미묘한 예측 사이에서 밀당 당하는 느낌.
일상의 평온한 휴식공간을 어느 순간 살인과 핏자국으로 뒤덮어 버리는 ‘히치콕’식 연출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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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빙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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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해빙은, 강남 유명병원 의사였지만 이혼 후 직장을 옮기게 된 승훈(조진웅)이 세들어 사는 집 아래 정육점 정노인(신구)의 수면내시경을 하던 중 ‘토막살인’의 정황처럼 들리는 말을 듣게 되면서 시작되는 심리 스릴러물이다.
친절함 뒤에서 미소짓는 섬뜩함.
의심은 악몽으로 변하고 관객과 두뇌게임이라도 하겠다는 듯 영화는 중반이후 마치 추리소설처럼 비틀고 비틀린다.
진실일까 거짓일까 꿈일까 현실일까... 어느 순간 확신을 놓아버린다.
▲ 곡성 스틸 컷 |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점이 2016년 개봉한 영화 ‘곡성’과 닮아있다.
●닮은 듯:‘절대 현혹되지 마라’는 포스터 문구처럼 모두가 범인 같고, 모든 말이 거짓 같다.
등장인물들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방향을 잃고 불신에 빠진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곡성의 답은 아직까지 모르겠다)
●다르다: 토속신앙의 요소를 담은 곡성이 악마와 수호신 등 ‘초 인간적’인 존재로 스토리를 이어가고 있다면 영화 해빙은 인간의 범죄를 따라가는 심리 스릴러 물이다. 그래서 범인을 찾기 위한 단서에 더 집착하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영화를 보는 내내 ‘범인’이란 퍼즐만 맞추느라 급급했다면 불이 켜진후 내뱉게 된다. “어~ 이게 뭐지.”
‘진짜 범인은 누구인가’가 중요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당신의 생각에 따라 뒷맛이 전혀 다른 영화가 될 것임이 분명하다.
(그래도 답은 나온다)
영화로운 주말, 해빙을 선택했다면 예습을 해봅시다.
●당신이 찾는 범인은?
1.내성적이고 조용한 삶을 살고 있는 의사
2.친절하고 효자인 칼 잘 쓰는 정육점 주인
3.치매인지, 기억이상인지 알 수 없는 노인
4.예쁘고 싹싹하지만 손버릇(?)이 나쁜 간호사
5.시도 때도 없이 지켜보는 의문의 남자
지금 당신이 보고있는 것을 믿습니까?
충고컨대, 아무것도 믿지 마시길.
고미선 기자 misunyd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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