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가 지난달 26일 오후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오동동 문화의 거리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총궐기 국민대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 |
헌재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을 하루 앞두고 온 나라가 팽팽한 긴장감에 휩싸였다. 인용·기각·각하 그 어떤 판결도 한차례의 후폭풍은 예고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단 적인 예로 9일 아침부터 정미홍 전 KBS 아나운서의 발언이 포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정 전 아나운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만약 인용이 된다면 제가 먼저 목숨 내놓겠습니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저 불법적이고, 사악한 반역, 범죄 집단, 남창과 결탁하여 나라 분탕질 치고, 세계에 대한민국 개망신 시킨 민주화팔이 집단 몰아내는데 모든 걸 걸고 싸우다 죽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 탄핵반대 집회가 죽창 태극기, 야구방망이에 계엄령이라는 말까지 등장하는 등 도를 넘는 과격한 행동이 문제가 됐는데, 더욱 우려스러웠던 것은 과격한 언행이었다.
민주화팔이 라고 비난하는 정 전 아나운서도 한 때는 야당에 몸담은 전력이 있다. 1995년 제1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당시 유일한 야당이었던 민주당 서울시장으로 출마한 조순 후보 캠프 선거대책위원으로 활동하다 당선 이후 서울시청 공보국, 시장 부속실 등에서 일하다 2010년대 이후 극우로 성향으로 바뀌었다.
자신의 정치적 성향이 바뀌는 것에는 질타의 대상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과도하게 뒤틀린 행보에서는 지탄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김문수 전 경기지사도 자유롭지 못하다. 모두가 알다시피 한때는 극좌파로 노동운동의 선두에 섰던 인물이기도 했지만 정치입문 후 극우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에 찬성했다가 하루아침에 촛불집회에 대해 ‘촛불폭도’, ‘탄핵기각’이라며 탄핵 반대 선봉에 서고 있다.
탄핵 인용과 탄핵 반대 그 어는 쪽의 입장이 있다는 데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국민들이 안타까운 것은 나라의 중심을 잡아야할 사람들이 막말과 억지, 협박과 폭력 그리고 비상식적인 행동의 앞에 서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한 때는 민주주의와 노동자들을 위해 애썼던 사람이라는 데 씁쓸할 뿐이다.
김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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