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드레아스 하인리히(우측) 양자나노과학 연구단 연구단장과 최태영(좌측) 연구위원. |
IBS, 홀뮴 원자 자기변화로 디지털신호 읽기ㆍ쓰기 성공
원자 단위로 메모리를 읽고 쓸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양자나노과학 연구단(단장 안드레아스 하인리히)이 홀뮴(Ho) 원자 1개로 1비트(bit)를 안정적으로 읽고 쓰는 데 성공했다고 8일 밝혔다.
현재 상용화된 메모리는 1비트에 원자 약 10만개가 필요하다.
사물인터넷 시대가 다가오면서 작고, 빠르며, 전력소비가 낮은 전자소자가 요구되고 있지만 실리콘 소재를 활용한 전자소자의 발전은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다.
연구진은 벌크(Bulk) 소재가 아닌 나노단위 이하 물질에 집중했다.
원자 하나로 1비트의 디지털신호를 구현한다면, 지금까지 상영된 모든 영화를 USB 메모리 카드 1개 크기 칩에 담고도 용량이 남는다.
이보다 작은 저장단위는 이론적으로 불가능하다.
이 연구는 하인리히 단장이 IBM 재직 시절부터 주도해 온 연구다.
미국 IBM 알마덴 연구소의 주사터널링현미경(STM)으로 연구가 진행됐다.
STM 조작으로 산화마그네슘(MgO) 기판 표면 위에 놓인 홀뮴 원자는 위 또는 아래 방향 둘 중 하나의 스핀을 갖는다.
두 경우 전류 크기가 서로 달라 STM으로 전류를 측정해 원자의 스핀을 읽을 수 있다.
STM 탐침으로 홀뮴 원자에 전압 펄스를 가할 경우, 홀뮴 원자의 스핀이 반대로 바뀐다.
연구진은 홀뮴 원자 옆에 철 원자를 놓아 홀뮴의 스핀을 읽는 원격 센서와 같은 역할로 활용했다.
각 원자가 낱개의 자석인 홀뮴이 만드는 자기장은 철 원자를 반대방향으로 자화시킨다.
철 원자의 전자스핀공명(ESR)을 측정하면 홀뮴 원자의 스핀을 쉽게 감지할 수 있다.
단일 원자의 ESR 측정은 연구진의 독점 기술로 학술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소개되기도 했다.
원자가 만드는 자기장을 감지해 디지털신호를 읽는 방법으로 현재 상용화된 하드 디스크가 정보를 읽는 원리와 비슷하다.
하인리히 단장은 “홀뮴 원자들이 근접해도 스핀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저장밀도를 더 향상할 수 있다는 의미이며, 그 이유를 규명하고 보다 높은 온도에서 재현하는 것이 다음 목표”라며 “두 가지 스핀 상태가 공존하는 양자 제어가 가능하도록 추가적인 연구가 뒷받침 되면 양자컴퓨팅을 위한 큐비트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9일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 주사터널링현미경 미세탐침과 홀뮴, 철 원자의 구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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