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변호사의 일상]“일·가정 챙기기, 하루가 모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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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킹맘 변호사의 일상]“일·가정 챙기기, 하루가 모자라”

  • 승인 2017-03-08 16:36
  • 신문게재 2017-03-09 9면
  • 박전규 기자박전규 기자
▲왼쪽부터 이용숙ㆍ박미영 변호사.
▲왼쪽부터 이용숙ㆍ박미영 변호사.
법무법인 유앤아이 女 변호사의 ‘1인 3역’

박미영 “아이 위해 변호사로 전직 결심”

이용숙 “지금의 바쁜 시절 좋은 추억 될 것”


‘일과 가정 양립’이 사회적 화두가 된 가운데, 지역 법조계에서 ‘워킹맘’으로 이를 실천하는 여성 변호사들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대전 둔산동에 있는 법무법인 유앤아이 박미영(39)ㆍ이용숙(38) 변호사가 주인공이다. 우선 박 변호사는 지난 2005년 2월 검사로 임관해 올해 2월 말 퇴직한 새내기 변호사다.

대전 동방여고와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사법시험 44회, 연수원 34기)한 박 변호사는 현재 충남대 특허법무대학원 학생까지 ‘1인 3역’을 소화하고 있다.

“남편(청주지법 부장판사)과 아침식사를 하고 있으면, 세 살짜리 딸 아이가 일어납니다. 아이가 일어나면 정신없이 하루가 시작됩니다. 아이의 기저귀를 갈고, 아침을 먹이고, 씻기고 옷을 갈아입혀 어린이집 등원준비를 합니다.”

‘워킹맘’ 박 변호사의 일상은 이렇게 시작된다.

퇴근 후 저녁 시간에도 그의 개인시간은 거의 없다. 인터넷으로 육아용품을 구매하거나 밑반찬 등을 만드는 데 시간을 보낸다.

검사로 12년 동안 근무한 그는 아이가 생기면서 육아의 부담과 2년에 한번씩 근무지를 옮겨다녀야 한다는 부담이 변호사로 전직을 결심하게 된 이유라고 설명했다.

박 변호사는 “아직 얼마되지 않았지만, 엄마라는 역할에서 볼 때 변호사라는 직업의 가장 큰 장점은 시간 배분이 자유롭다는 것”이라며 “검사 때보다 시간적 여유와 정신적 여유가 많아진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검사시절 대전지검 공안부ㆍ형사3부, 인천지검 형사4부(수석검사)ㆍ공안부 등에서 근무했다.

같은 법인에 근무하는 이용숙 변호사는 10년차 기업 전문 법조인이다.

이 변호사 역시 두 아이(7살 딸, 3살 아들)의 엄마다.

남편이 중앙부처(국토부) 공무원으로 세종시로 이주하면서, 사무실을 지난해 서울에서 대전으로 옮기게 됐다. 고향이 경기도 과천인 이 변호사는 과천고와 이화여대 법과대학(사법시험 47회, 연수원 37기)을 졸업했다.

이 변호사는 “처음 세종시로 이사했을 때에는 직접 두 아이를 돌보면서 일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당시 2살이던 둘째를 보낼 수 있는 어린이집이 없었다. 또, 어쩔 수 없이 친정엄마와 시어머니한테 도움을 요청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정집이 인천 송도이고, 시댁이 충남 서천이어서 세 가족 모두가 정신이 없었다. 친정아버지와 시아버님은 갑자기 기러기 아빠가 되셨고, 식사를 라면으로 하시는 경우가 많았다”고 미안해 했다.

“선배 여자 변호사님들이 ‘10년만 고생하면 된다. 그럼 애들도 손 별로 안 가’라고 했는데, 첫째랑 둘째가 4살 터울이라 저는 더 오래 걸릴 듯합니다. 언젠가 지금의 바쁜 시절을 좋게 추억하게 되는 때가 오겠지요.”

이 변호사는 서울변호사회 비상임이사, 한국여성변호사회 비상임이사, 이화여대 법조동문회 총무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법무법인 유앤아이 부설 기업법무센터 센터장, 대한변호사협회 대의원 등을 맡고 있다.

유앤아이 양병종 대표 변호사는 “일과 가정을 챙겨야 하는 팍팍한 현실에서 웃음을 잃지 않는 여성 변호사를 보면서 진정 ‘프로’의 세계가 무엇인지를 되새겨 보게 된다”며 후배 변호사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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