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극단 참여율 저조 … 관객 즐기는 연극제 고민 필요
지난 5일 막을 내린 지역 연극인들의 축제인 대전연극제가 여전히 일부 연극인들의 ‘그들만의 리그’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 창작 초연극이 무대에 올라 창작의 활성화에 기여했지만 대전연극협회에 등록된 지역 극단 14곳 가운데 3팀만이 출전하는 등 20여년 넘게 대전 연극 명맥을 이어온 연극제가 지역연극인들을 아우르는 축제의 성격보다는 단순한 경연행사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열악한 재정현실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대전연극협회의 설명이다.
지역 연극의 경우 배우들의 인력풀 기반이 약하고, 수상을 위해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창작초연극 작품을 만드는 등의 ‘모험’을 꺼릴 수 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견해다.
A 극단 대표는 “연극제 무대에 올리는 예산이 적기 때문에 제대로 목숨을 걸고 하지 않은면 ‘치명타’를 입게 된다”며 “가뜩이나 극단들 마다 사정이 어려운 상황에 상금이 있는 대상을 탄다는 보장이 없으면 출혈이 크기 때문에 출전을 포기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일각에서는 대전연극제를 ‘우열만 가리는 경연장’이라는 지적도 일고 있다.
연극인들이 책임감과 성취감을 갖고 자웅을 겨루는 축제가 되지 않고, 전국 연극제에 나갈 ‘선수’를 골라내는 작업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역 한 연극인은 “대전연극제는 홍보를 위한 포스터 제작, 언론 노출 등에 거의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는게 사실이다. 관객 입장에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연극제를 만들어야 한다”며 “예산이 적더라도 그 안에서 관객을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로 26회째를 맞은 이번 대전연극제에는 ‘초콜릿하우스’, ‘소비자’, ‘피빛, 그 찰나의 순간’ 등 3개 작품이 무대에 올랐으며 조선시대 대표적인 쿠데타 중 하나인 계유정난속 사건을 다룬 극단 뗴아뜨르 고도(대표 권영국)의 ‘피빛, 그 찰나의 순간’이 대상을 수상했다.
권영국 대표는 연출상을 수상을, 장지영 단원은 최우수연기상을, 한규남 단원은 우수연기상을, 김석규 단원은 신인연기상을 각각 수상하는 등 다수의 상을 휩쓸었다.
극단 마당의 ‘소비자’도 최우수연기상(김상규), 무대예술상(김용범 음악감독) 등 4관왕을 수상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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