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김민우 선수 모습 = 한화이글스 제공 |
재기에 대한 강한 자신감 내비쳐
눈을 가리고 산을 올라가야 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앞이 보이지 않아 불안하고 답답한데 험준한 산까지 올라야 한다면 더 막막할 것 같다. 그런 힘든 시간을 묵묵히 버텨내며 재기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는 선수가 있다. 바로 한화 이글스 ‘아기독수리’ 김민우다.
김민우는 ‘우완 류현진’으로 불리는 촉망받는 유망주였다. 2015 신인드래프트 2차 1번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김민우는 191cm의 큰 키와 탄탄한 체구에서 나오는 묵직한 직구와 신인답지 않는 대담한 투구로 데뷔 첫해부터 1군 무대에서 활약했다. 2015년 4월 1일 두산전에서 깜작 구원 등판해 2.1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1군 데뷔전을 치른 김민우는 그해 9월 6일 두산전에서 6.1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감격의 프로 데뷔 첫 승리를 선발승으로 장식했다. 김민우는 데뷔 첫 시즌 36경기(8선발)에 나와 70이닝 1승3패 평균자책 5.14를 기록했다. 뛰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성장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첫해였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그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2016시즌 선발 후보로까지 거론되며 훈련에 매진하던 김민우는 어깨 통증이 느꼈다. ‘어깨 관절와순 손상’ 투수에게 치명적인 부상이었다. 수많은 투수가 전성기를 달리다 어깨 수술로 기량이 저하되거나 혹은 은퇴까지 해야 했다. 이제 프로에서 막 꽃을 피우던 어린 선수에게는 가혹한 시련이었다. 지난 5월2일 엔트리 말소된 김민우는 이후 길고 긴 재활에 들어갔다.
얼마 전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김민우는 이전보다 한층 밝아진 모습이었다. 하프피칭을 할 정도로 몸 상태도 많이 좋아졌다. 인터뷰 요청에 조심스럽게 입을 연 김민우는 부상 당시 힘들었던 마음과 함께 재기에 대한 강한 의욕을 나타냈다.
김민우는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부상 후 재활하는 동안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시기였다”면서 “안 힘들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힘들었지만, 아무 생각 없이 무작정 해보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김민우는 수술 대신 재활을 선택했다. 팔꿈치 수술과는 달리 어깨 수술은 재활 기간도 길고 성공 가능성도 크지 않기 때문이다. 김민우는 “흥남일 트레이닝 코치님을 비롯해 코치진들이 재활하는 동안 많은 도움을 주셨다. 수술까지 생각했지만, 흥 코치님이 재활로 할 수 있다고 힘을 주셨다”면서 “(지금 상태를 보면) 수술 없이 여기까지 왔으니까 잘 선택한 것 같다. 하프 피칭까지 통증 없이 하고 있다. 좋아지고 있다”고 자신했다. 이어 김민우는 “눈 가리고 산에 올라가는 심정이었다. 올라가지 않을 수는 없는데 눈앞이 캄캄하니 막막했다”면서 “코치님들이 앞에서 길잡이 역할을 잘해주셨다. 아직 완벽한 컨디션은 아니지만 이제 절반은 올라왔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민우의 재기를 위해 팀 선후배들이 큰 도움을 줬다. 그는 “선배님들과 후배들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마무리 캠프에서 이재우 선배가 많이 챙겨주셨다”면서 “한방을 쓰면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자신이 아팠을 당시 이야기를 해주는 등 참고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김민우는 일본 스프링캠프에서 재활 중 손가락에 통증을 느껴 지난달 27일 중도귀국했다. 아픈 어깨가 아니라 다행이지만, 갈 길 바쁜 김민우에게는 조심스러운 일이다.
목표를 묻는 말에 김민우는 “다른 목표가 뭐가 있겠나. 안 아프고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게 목표”라며 재기에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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