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지현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갱년기 이후에는 여성에게 폐경에 따른 육체적, 정신적으로 많은 변화를 가져오고, 그와 함께 다양한 질환도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난다. 일부에서는 노화의 한 과정으로 큰 문제없이 지나가기도 하지만 상당수의 여성들은 다양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특히 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만큼 증상이 심하거나 심각한 문제가 예측될 때는 적합한 예방법과 치료가 필요하다.
강지현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여성 갱년기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편집자 주>
▲폐경과 갱년기= 폐경은 여성의 일생에서 마지막으로 경험하는 월경을 의미한다. 폐경은 평균 51세(한국인의 경우 48세)를 정점으로 한 전후 5~10년간이며, 갱년기는 폐경 전의 가임기로부터 생식능력을 상실하는 폐경 후 노년기로 점진적으로 이행하는 폐경전후 3~4년의 기간을 말한다.
난소의 노화현상은 40대 들어 현저하며, 50세 전후가 되면 난소 역할이 사실상 정지된다. 갱년기에 이른다고 해서 어느 한순간 갑자기 월경이 정지되는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월경주기가 빨라지다가 얼마 후에는 불규칙해지고 배출되는 혈액의 양에도 변화가 나타나다가 폐경에 도달하게 되며, 개인에 따라 폐경에 이르기까지 소요되는 기간도 다르다.
난소에서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이 생성된다. 이 두 가지 호르몬 중 에스트로겐이 여성을 여성답게 만드는 대표적인 성호르몬이다. 이 에스트로겐은 사춘기의 2차 성징을 발현시키고 사춘기 이후 여성생식기에 작용해 주기적인 월경유지, 배란, 임신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비뇨생식기, 유방, 근골격계 등 몸 전체에 걸쳐 전신적으로 다양한 작용을 나타낸다. 또한 프로게스테론은 주로 자궁과 유방에 작용하여 임신을 건강하게 유지시키고 유선을 발육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어 난소가 노화됨에 따라 이 두 가지 호르몬의 생성이 감소된다.
▲여성 갱년기의 증상 및 진단= 갱년기에는 복잡한 혈중 호르몬의 변화가 나타난다. 흔하게 본인이 느낄 수 있는 증상으로는 가장 먼저 월경 주기의 단축이 온다. 곧이어 반대로 월경기간의 연장이 오며, 불규칙한 주기에 이은 출혈기간의 연장, 월경과다 등 생리주기의 이상이다.
폐경기에 나타나는 증상을 시기에 따라 급성, 아급성, 만성후유증으로 나눌 수 있다. 가장 흔하게 먼저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얼굴의 화끈거림이다. 평균 3분정도 지속되는 것으로 얼굴이 갑자기 붉어지고 불쾌한 열감이 생기며, 전신으로 퍼져가는 느낌이 들곤 한다. 또 폐경으로 접어드는 시기에 있어 많은 여성들이 수면하는데 어려움을 호소하게 된다.
증상자체가 신체적으로 해로운 것은 아니나 일정시간이 경과한 후에는 비뇨생식계의 위축이 보인다. 이로 인해 성교 중에 통증이 나타나거나 잦은 방광내 감염(오줌소태)과 질염이 발생한다. 우리나라 여성은 특히 관절과 근육계통의 통증이 많이 발생한다. 폐경후 10년 이상 시간이 더 경과하면 골다공증에 의한 골절의 위험이 증가하고, 심혈관계 질병으로의 이환율이 증가한다.
▲호르몬 치료= 폐경은 누구나 생리적으로 맞는 노화의 과정이지만 심한 갱년기 증상은 여성들에게 있어서 매우 당황스러운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호르몬 생성의 감소는 골다공증, 심혈관질환과 같은 장기적인 건강상의 위험과도 연관이 있다. 따라서 호르몬 치료는 조기폐경환자(40세 이전에 폐경이 된 경우)와 폐경기 증상이 있는 갱년기 여성, 그리고 증상이 없는 여성에게는 골다공증의 예방을 위하여 선택하게 된다. 폐경직후에 호르몬 치료를 받은 여성은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고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호르몬 치료는 여성호르몬의 부족이 폐경의 가장 우선적인 이유인 것을 감안해 여성호르몬을 투여한다.
자궁이 없는 여성의 경우는 에스트로겐 호르몬 단독 요법으로 하는데 경구(먹는약), 질정(질내 삽입), 패취(피부에 부착하는 방법) 등 개인의 편의에 따라 선택한다. 자궁이 존재하는 폐경 여성의 경우는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두가지 호르몬이 요구되는데 월경같은 규칙적인 질출혈을 원하는가 혹은 원하지 않는가에 따라 투여하는 방법을 달리한다.
강지현 건양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호르몬 치료의 가장 큰 목적은 갱년기 장애를 겪는 여성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위한 것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라며 “여성에게 ‘건강한 노화’ 혹은 ‘성공적인 노화’를 위해서는 개개인의 건강관리를 위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태구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