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상원 한중포럼 대전·충남지회장 |
중국은 한국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가장 큰 수출시장이다. 2014년 한국영화와 한국종합예능프로의 중국수출 규모는 전체의 42%를 차지하였다. 이중 드라마가 전체 규모의 70% 이상을 차지하였다. 또한 중국의 대기업들이 한국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알리바바 그룹은 약 350억 원을 투자하여 SM의 주주가 되었다. 이번 제휴로 인해 음악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를 창출함으로써 SM의 중국 현지화 전략과 사업 추진이 더욱 가속화 되었다. 쑤닝 그룹 역시 FNC엔터테인먼트에 제3자 배상유상증자 방식으로 33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자하였다. 아시아 최고 재벌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의 아들인 왕스충도 ‘바나나프로젝트’ 회사를 설립하고 티아라(T-Ara), EXID와 계약을 맺었다. 연예기획사 뿐만 아니라 콘텐츠 제작 업체, 촬영업체, 작가 등 엔터테인먼트 전반에 걸쳐 중국의 투자가 들어오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사드 추진 이후 한국과 중국 간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다. 한한령이 시작된 것이다. 2016년 8월부터 시작된 한한령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분야가 바로 엔터테인먼트 사업 분야이다. 먼저 한한령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대한 영향을 알아보기로 하자.
2014년 종영한 ‘별에서 온 그대’는 중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한국 드라마에 대한 중국인들의 의식을 한 번에 바꿔 놓았다. 드라마에 출연한 김수현과 전지현은 많은 인기를 얻었으며 극중 자주 등장하는 치맥 먹는 장면으로 인해, 중국내 한국 치킨집이 열풍을 일으켰다. 젊은 연령층의 수많은 중국인들이 자신의 웨이보 및 웨이신 계정에 치맥을 먹는 장면을 올렸다. 이 흐름에 맞춰 돈치킨 등 한국의 많은 치킨 브랜드가 중국에 정착할 수 있었다.
2016년은 ‘<태양의 후예>의 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중 합작으로 사전 제작하여, 중국 인터넷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와 동시 방영되었다. 매회 중국내 시청자수는 신기록을 달성했으며, 매체 등에서도 <태양의 후예> 신드룸에 대해 방송하였다. 주인공인 송중기와 송혜교의 인기는 김수현과 전지현을 뛰어넘었으며, 극중 송중기가 입은 군복은 중국의 최대 온라인 사이트 ‘타오바오’에서 많은 판매량을 올렸다. ‘태양의 후예’의 성공으로 한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더욱 커졌으며, 많은 중국 업체의 러브콜을 받게 되었다. 중국기업의 투자를 받아 사전제작의 드라마가 늘어났으며, 한국연예인들의 중국방송 출연도 더욱 많아지게 되었다.
하지만 2016년 8월, 정부가 미국과 사드에 대해 논의하게 되면서 한국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큰 난관에 부딪히게 되었다. 그 동안 진행하던 프로젝트들이 불분명한 이유로 중단되거나 심지어 취소까지 되었다. 한한령은 2016년 8월을 시작으로 점차 강화되고 있다.
한국 매체의 보도에 의하면 광전총국의 한한령에는 다음을 포함하고 있다.
1)한국 그룹의 중국 공연 금지 2) 한국 문화 사업에 대한 새로운 투자 금지 3) 한국 스타들의 1만 명 이상 관중의 공연 금지 4) 한국 드라마 및 예능프로와의 새로운 계약 금지 5) 한국 연예인이 출연한 방송의 방영금지 등이다. 이에 따라 많은 한국 연기자들이 이미 계약한 중국드라마에서 하차하게 되었다. 중국판 ‘나는 가수다4’에 출연하여 많은 인기를 얻은 황치열은 중국판‘아빠 어디가4’에 실습아빠로 출연하였지만, 결국 중도하차하게 되었다. 또한 강소위성의 ‘개세음웅’에 출연한 IKON, VIXX등 은 모자이크 처리되어 방영되었다. 광고 분야에서도 한한령 영향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중국 핸드폰 업체 VIVO의 광고는 2016년 11월 송중기에서 대만배우 펑위안으로 바뀌었다.
당시 업계 내 많은 인사들은 이러한 한한령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양국 간의 관계가 개선되지 않음에 따라 2016년 11월 한한 령 제약이 더욱 심해지게 되었다. ‘푸른 바다의 전설’, ‘도깨비’는 중국 업체와 이미 계약 되었으나, 결국 중국내 방영을 하지 못했다. 중국영화를 촬영한 정용화는 2017년 2월 8일 북경에서 개최된 영화시사회에 결국 참석하지 못했다. 한한령 범위는 순수문화예술 영역까지 퍼지게 되었다. 2017년 1월 한국 여성소프라노 조수미는 중국의 공연비자가 허가가 계속 미루어지면서 2월 19일부터 예정이었던 광저우, 베이징, 상하이 순회공연을 취소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한국국립발레단 수석무용가 김지영의 4월 중국 공연 역시 취소되었다. 피아니스트 백건우 역시 비슷한 이유로 3월 18일 예정이었던 구이양교향음악단과의 합연을 취소하게 되었다.
한국 외교부 대변인은 2월 7일 오후 정부는 중국의 ‘문화제한’, ‘경제무역제한’등의 조치가 세계무역협회의 규정에 위반되지 않는지 연구 중이라고 발표했다. 정부의 대처이외에도 엔터테인먼트 업계 자체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다.
먼저, 중국시장을 제외한 또 다른 시장이 필요하다. 사실 한류열풍의 근원지는 중국이 아닌 유럽이었다. 2000년대 초 프랑스와 영국 등에서 K-pop 열풍이 불었다. 중국의 큰 시장 규모로 인해 기타지역의 한류에 대한 발전을 이루어낼 수 없었다. 규모는 작지만 많은 팬 층을 지닌 동남아시장과 함께 유럽시장을 다시 키워나가야 할 것이다. 물론 중국시장을 포기할 수는 없다. 한한령으로 인해 중국시장 진출이 어려운 이 시점을 다른 시장 개발에 투자한다면 추후 중국시장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안정적인 사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 민간단체간의 꾸준한 교류이다. 중국은 사회주의국가이므로 아직도 기업들이 정부의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국가의 정책에 부합하지 못하는 기업들은 하루아침에도 무너질 수 있는 곳이 바로 중국이다. 따라서 중국기업들은 한국기업과의 자유로운 교류는 어려운 실정이다. 한중 수교 이후 양국 간에 많은 민간단체와 교류 등이 생겼다. 경제적인 부분을 떠나 문화적인 교류를 통해 양국 간의 경직된 관계를 개선해야 할 것이다. 양국의 문화에 대해 더욱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면, 한한령이 풀렸을 때 더욱 발전되고 견고하고 활발한 엔터테인먼트 교류가 될 것이다.
2017년은 한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있어서 향후 10여년을 판가름할 아주 중요한 시기가 될 것이다. 이번 기회에 내실을 다져 더 큰 경쟁력을 지니게 된다면, 향후 다시 한 번 한한령이 발생한 다해도 충분한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하상원 한중포럼 대전·충남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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