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진 대전시주유소협회장
“1997년도보다 2017년 지금이 오히려 주유시장의 IMF 같습니다.”
황태진 대전시주유소협회 8대 회장은 25년간 주유소를 운영해 온 베테랑이다. 작년 5월 협회장으로 선출되면서 대전시 주유소업계를 이끌어가는 수장이 됐다.
그는 "IMF 당시에는 오히려 주유시장은 호황을 누렸다. 당시에는 근거리에 주유소를 설치할 수 없는 제한법도 있었던 탓에 영업소는 충분한 영업이익을 남길 수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주유시장은 역사상 가장 최악의 환경에 내몰렸다. 인접지역간 출혈경쟁은 피할 수 없는 영업전략이 됐고 매년 영업소는 감소하고 있다. 차량수는 폭발적으로 늘지만 왜 주유소는 살아남기 어려운 현실이 됐을까? 황 회장은 "정유사가 제공하는 기름값은 하루사이에도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아무리 비싸게 기름을 받아도 소비자들에게는 저렴한 가격이 아니면 팔 수 없다. 불공정하고 불합리한 이 제도가 고쳐지지 않는 한 주유시장은 갈수록 도태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유증기회수장치 설치, 재난안전보험, 소방법 등 정부지원없이는 오롯이 각 영업소가 감당해야 하는 굵직한 규제도 풀어야 할 숙제다.
불황에서 벗어나려는 주유소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셀프 주유소’다. 인건비를 아끼려는 취지를 지닌 셀프 주유소는 최근 3~5년 전부터 조성되기 시작했고 대전 전체 영업수 가운데 35%를 차지하고 있다.
황태진 회장은 "어려운 주유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각각 특화된 서비스가 필요하다. 고정손님을 잡을 수 있도록 출혈경쟁이 아닌 영업장의 메리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유소는 욕심을 내서 경쟁해서는 안된다. 묵묵히 하다보면 반드시 손님이 먼저 찾아올 것 "이라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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