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명 입학생 위해 다시 문을 연 섬마을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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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명 입학생 위해 다시 문을 연 섬마을 학교

  • 승인 2017-03-05 09:06
  • 신문게재 2017-03-06 5면
  • 최재헌 기자최재헌 기자
▲  입학식에는 입학생들의 부모와 녹도 주민들이 참석해 10년 만의 학교교육 재개를 축하했다.충남도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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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학식에는 입학생들의 부모와 녹도 주민들이 참석해 10년 만의 학교교육 재개를 축하했다.충남도교육청 제공.
충남교육청, 보령시 녹도에 폐교 10년 만에 학습장 설치하고 입학식

충남 서해안의 작은섬에서 단 한 명의 아이를 위해 10년 만에 다시 문을 연 학교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충남도교육청(교육감 김지철)은 지난 3일 보령시 오천면 녹도에,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류찬희(8)군을 위한 학교(학습장)를 개설하고 부모와 마을 주민 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입학식을 열었다.

이 학교는 한 때 120여명의 학생들로 북적이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난 2006년 학생 수 감소로 폐교의 아픔을 겪었다. 이날 청파초등학교 호도분교 녹도학습장으로 다시 태어나게 되면서 폐교됐던 지역에서 학교교육이 재개된 전국 최초의 일로 기록되기도 했다.

이민철 교장의 환영인사로 시작된 이날 입학식에는 인근 섬마을 호도분교의 고가은 양도 함께했으며, 호도분교에 재학 중인 선배들의 축하공연과 김성용 마을이장의 감사인사, 선생님과의 상견례도 있었다.

주민들은 이날 마을회관에 모여 10여년 만에 다시 학교와 학생이 생겼다는 기쁨과 찬희군의 입학을 축하하는 잔치를 벌이기도 했다.

녹도는 보령시 오천면에 속하는 섬으로 대천항에서 외연도까지 하루 두 번 운행하는 여객선의 중간 기점에 있는 섬으로 대천항에서 40분 정도 걸린다. 이 섬에 학교가 다시 열리게 되기까지는 지난 해 목회활동을 위해 이 섬에 이주한 찬희군의 아버지 류근필씨와 마을주민들의 간절한 요청이 큰 역할을 했다.

학교가 없어 옆 섬마을 학교인 청파초 호도분교에 진학해야 했던 찬희 군의 부모는 통학할 마땅한 수단이 없자 지난해 김지철 충남교육감에게 “아무리 어려워도 가족은 함께 해야 하며, 의무교육 대상자인 찬희를 국가가 책임져 달라”고 편지를 보냈고, 이러한 가족의 바람을 섬마을 주민들도 같이 성원했다.

이에 김 교육감은 적극적인 검토 지시를 했고, 충남도교육청과 보령교육지원청은 심사숙고 끝에 녹도에 순회교육 학습장을 설치하고 옆 섬마을인 청파초등학교 호도분교의 교사를 녹도에 순회교사로 파견키로 했다.

찬희 군의 아버지 류근필 씨와 마을 주민들은 “우리 마을에 다시 학교가 생겨서 아이들 웃음소리와 함께 마을 공동체가 활성화 될 수 있는 밑거름을 놓았다”며 전국 최초로 폐교지역에서 학교교육을 재개한 도교육청에 감사의 뜻을 밝혔다.

김지철 교육감은 “정부에서 비용효율에 따른 소규모학교 통폐합을 유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녹도에서 학교교육을 재개키로 한 것은 결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의 본질, 마을에서 학교의 역할을 돌이켜볼 때 해야만 하는 일이었다. 충남교육청은 한 학생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 지역과 마을을 살리는 교육을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내포=최재헌 기자 jaeheonc@

▲ 청파초등학교 이민철 교장이 녹도분교 류찬희 군(사진 오른쪽)과 옆 섬마을 호도분교 고가은 양의 입학허가선언을 하고 있다.충남도교육청 제공.
▲ 청파초등학교 이민철 교장이 녹도분교 류찬희 군(사진 오른쪽)과 옆 섬마을 호도분교 고가은 양의 입학허가선언을 하고 있다.충남도교육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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