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멀쩡했었는데, 갑자기 당뇨증세가 보인다. 지금당장 인슐린 주사가 필요해!
어제는 락음악에 심취한 꼬마였다면 오늘의 난 근육질을 가진 괴력의 남자가 되어있다.
이 무슨 말도 안되는 말이냐고?
같은 얼굴을 하고, 완전히 다른 당신의 존재를 마주할 준비가 되었다면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23 아이덴티티(Split, 2016)’을 놓치지 않길 바란다.
▲ 23 아이덴티티의 인격들 <공식사이트 제공> |
▲쏟아지는 신작들... 다음주엔 늦으리
개봉 6일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23 아이덴티티’는 2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일 개봉한 조진웅 주연 신작 ‘해빙’, 휴 잭맨의 ‘로건’ 다음으로 박스오피스 3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 수는 131만6134명으로 신작 영화속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해리성 장애? 해리포터는 아니겠지?
‘23 아이덴티티’의 핵심 소재인 해리성 장애는 흔히 다중 인격 장애라고 불리는 정신 질환이다.
24개의 다중인격을 가진 영화속 주인공 케빈의 실제 모티브는 해리성 장애로 유명한 빌리 밀리건이다. 대학생 2명을 강간하고 강도짓을 저질렀던 빌리 밀리건은 미국에서 다중 인격 장애가 존재한다는 정신 감정을 받아 무죄를 선고받은 인물이다.
밀리건은 1955년에 태어나, 5살 때 두 번째 인격인 크리스틴을 만들었고 양아버지에게 학대를 받던 9살이후부터 급격히 분열돼 총 23개의 인격을 만들어냈다.
<같은 얼굴 완전히 다른 나, 카드뉴스를 보려면 http://www.joongdo.co.kr/jsp/article/article_view.jsp?pq=201703030063 클릭>
23개의 인격이라니. 인간이 펼칠 수 있는 연기중에 가장 어려운 배역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23 아이덴티티’에서는 24번째 인격도 등장한다.
영화속 제임스 맥어보이의 변신은 ‘심리 스릴러 폐인’들에게 매우 흡족한 선물이 아닐 수 없다.
▲‘23 아이덴티티’ 제임스 맥어보이 VS ‘킬미힐미’ 지성
다중인격 소재의 영화나 드라마가 처음은 아니다. 최근 ‘피고인’에서 폭발하는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홀리고 있는 배우 지성은 2015년 MBC 드라마 ‘킬미힐미’에서 7개의 다중인격을 연기한 바 있다.
▲ 드라마 킬미힐미의 인격들 |
자 그럼 ‘23 아이덴티티’와 ‘킬미힐미’를 비교해 보자. (혹시라도 스포가 되지 않는 선에서)
●닮은 듯=두 작품의 가장 큰 공통점은 어릴적 학대 혹은 트라우마로 인한 새로운 인격의 출몰이다.
단, ‘23 아이덴티티’쪽이 훨씬 더 강하고 악하다. 개인적으로 ‘킬미힐미’의 서브인격(신세기)은 상남자의 포스로 매력적인 느낌이 강했다.
●다르다=인격들의 치유해 가는 방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 분노가 폭발한 경우 괴물이 되고, 아픔을 희생으로 돌리는 순간 평화가 찾아온다.
그래서 결국, 23개의 인격은 행복을 찾았을까. 24번째 인격은 괴물이 되었을까 아니면 희생을 선택했을까.
영화를 보기 전 드라마 VOD를 미리 찾아보거나, ‘23 아이덴티티’의 전작 ‘아이덴티티’를 보고 즐긴다면 더욱 영화로운 주말이 되지 않을까 싶다.
고미선 기자 misunyda@naver.com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