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티 이미지 뱅크 |
이미 널리 알려진 이 이야기. 각박하게 돌아가는 세상을 보며 새삼스레 뇌리를 스치는 이유가 뭘까?
『몹시 추운 겨울의 어느 날. 등산하기를 좋아하던 두 친구는 그 날도 산을 찾았다가 길을 잃게 되었다. 두 젊은이는 산중을 헤매다가 눈밭에 쓰러져 있던 한 노인을 발견하게 되었다. 다가가 보니 노인은 아직 숨이 붙어 있었지만 그대로 두면 추위에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이 노인을 두고 가면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니 우리가 데리고 가자.” 한 젊은이가 친구에게 말하자 친구는 펄쩍 뛰며 말했다. “우리도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 상황에 어찌 다른 사람까지 데리고 갈 수 있단 말인가? 난 그럴 수는 없어. 난 그냥 갈 것이니 네가 알아서 해.”
그리고는 친구는 혼자 가버렸다. 혼자 남은 젊은이는 생각했다. ‘어차피 나도 길을 찾지 못하면 이래도 저래도 죽기는 마찬가지일거야.’ 젊은 청년은 노인을 둘러업고 숨을 헐떡이고 헤매다보니 한 사람이 쓰러져 있는 것이 보였다. 가까이 가서 보니 혼자 떠나버린 친구가 이미 몸이 싸늘하게 식은 채 숨을 거둔 뒤였다.
젊은이는 마음이 아팠지만 숨을 거둔 친구보다 아직 숨이 붙어 있는 노인을 업고 가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고 노인을 다시 들쳐 업고 길을 찾았다.
젊은이는 노인을 업고 산 속을 헤맨 끝에 길을 찾아내 살 수가 있었다.
추운 날씨에도 깊은 산중에서 살 수 있었던 것은 기적 같은 일이었다. 젊은이는 노인을 업고 다니며 서로의 체온을 주고받았기에 얼어 죽지 않고 살 수가 있었던 것이다. 젊은이는 남의 목숨을 구해주려다가 자신의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것이다.』
어느 날 아침 TV에서 남들에게 좋은 일을 한 사람들을 소개하고 칭찬하는 프로그램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어떻게 보면 당연히 해야 할 일들이지만 요즘 같은 불경기에 각자 살기 어렵고 힘들다 보니 다른 사람들의 어려움을 돌아 볼 마음의 여유를 갖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는 와중에도 작은 일이지만 함께 나누려는 마음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렇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잊고 사는 요즘 사람들에게 일깨워 주는 좋은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은 불씨지만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활활 타오르게 점화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세상이 점점 각박하게 변하고 있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바로 우리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에 원인이 있지는 않을까한다. 모든 사람이 자신을 위해주기만을 바랄 뿐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부족함에서 오는 건 아닌지. 나부터 살고 보자는 이기적인 생각에서 오는 건 아닐까?
모든 사람들이 남부터 배려하고 서로 믿으며 도움을 준다면 결국 그 혜택은 자신에게 돌아오게 마련인데 아직 그것을 깨닫기엔 우리 마음이 여유롭지 못한 것 같다. 사회가 무미건조하고 각박해지는 것을 걱정하는 마음이 있다면 나부터 아무 사심 없이 배려하는 진정한 마음을 내는 것이 필요할 것이다.
노인을 살리기 위해 노인을 업은 젊은이의 등에서 전해지는 따뜻한 온기로 노인과 젊은이 둘 다 살게 된 것처럼 나의 사심 없는 배려의 온기로 우리 모두가 다 살게 되는 따뜻한 봄날이 왔으면 한다.
김소영(태민)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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