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전문은행 ‘반쪽 출범’… 은산분리 미적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은산분리 완화 법 개정 늦어져 대출업무 등 차질 우려

4월 임시국회 통과 여부 관심… 탄핵정국에 장담 어려워

국내 첫 ‘인터넷 전문은행’이 이달 본격 출범하지만 제도적 조건은 미미한 상태다.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지분 보유 규제) 완화를 위한 법 개정이 미뤄져 당분간 대출 업무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K뱅크는 이달 중 인터넷 뱅킹 홈페이지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공개하고 서비스를 시작한다. K뱅크는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본인가를 받았고 임직원과 협력사 등을 상대로 운영 점검을 하고 있다.

K뱅크는 ‘편리성’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앱 하나로 계좌 신규부터 대출, 상품가입 등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K뱅크는 기존은행과 달리 지점이 없고 인터넷과 모바일 등 자동화기기로 업무를 처리한다. 인건비 비용 절감으로 고객에게 ‘높은 예금이자’와 ‘낮은 대출이자’를 주면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은산분리 완화 문제로 제동이 걸렸다.

현행 은행법을 보면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보유는 10%(의결권 기준 4%)로 제한된다. 국회에선 이를 완화해 기업들도 인터넷은행 주식의 34~50%까지 지분을 보유할 수 있게 하자는 내용의 법안이 계류돼있다. 핀테크 시대에 발맞춰 KT나 카카오 같은 정보기술 기업들이 인터넷은행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하자는 이유에서다.

일부 야당 의원들은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은산분리 규제를 완화하면 인터넷은행이 산업자본의 사금고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이달 출범하는 K뱅크는 법 개정 없이 영업을 시작하게 됐다. 현재 은행법으로 영업은 할 수 있지만 증자가 어려워 자본 부족으로 대출 업무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다.

인터넷은행은 4월 임시국회에서 법안 개정이 될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탄핵 정국으로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빠른 시일 내 법이 개정돼 영업에 지장이 없길 바란다”고 말했다. 성소연 기자 daisy8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