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충청경제]“위기일수록 기업가정신 발휘해야”

  • 경제/과학
  • 기업/CEO

[힘내라! 충청경제]“위기일수록 기업가정신 발휘해야”

  • 승인 2017-02-27 16:26
  • 신문게재 2017-02-27 1면
  • 문승현 기자문승현 기자


향토기업 삼진정밀, 자본금 1000만원에서 1000억대 매출 기업으로

IMF환란 당시 오히려 R&D 투자확대, 기업체질 개선으로 위기돌파


여닫이장치 하나로 국내를 넘어 글로벌 대표 브랜드로 성장해가는 기업이 있다.

물·기름 등 유체의 흐름을 제어하는 개폐장치인 ‘밸브’전문제조기업 (주)삼진정밀(대표 정태희·사진)이다.

26년 전인 1991년 직원 2명에 자본금 1000만원으로 창업한 삼진정밀은 상ㆍ하수도용에서 산업용 특수밸브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연매출 1000억원대 지역 강소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회사 설립 전후인 30대 초반 정태희(59) 대표의 삶은 고단했다. 서울지역 대학에서 마케팅과목을 가르치다 집안사정으로 대전에 내려올 수밖에 없었고 당시 고무대야 제조공장을 운영하던 부친을 도왔다.

3년여 먼지구덩이 같은 공장에서 맨손으로 고온의 고무대야를 만들어 손수레에 싣고 배달을 다녔다. 정 대표는 “그때 내 모습은 넝마주이와 다를 바 없었다”고 회상했다.

고된 일에 지쳐갈 즈음 밸브기술자 황경서씨(64·현재 삼진정밀 고문)를 만나 삼진정밀 설립에 뜻을 모았다. 이립(而立)을 갓 넘긴 나이였다.

하지만 밤샘 연구로 밸브제품을 만들어내도 판로가 없었다. 정 대표는 “방법은 발품을 파는 것 뿐이었다”며 “기차를 타고 전국 각지 안 다녀본 곳이 없다”고 말했다.

그렇게 알음알음 고객을 확보했다. 첫해 매출은 4000만원에 불과했으나 매년 성장을 거듭해 5년 뒤엔 그 100배인 40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예상보다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1997년말 ‘6·25 이후 최대의 국난’이라는 IMF외환위기가 닥쳤다. “한마디로 회사를 휘청이게 하는 지진이었다”고 정 대표는 표현했다.

다른 기업들과 마찬가지로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 ‘무차입경영’을 고집한 덕에 은행 빚이 없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환란으로 내수가 크게 위축됐음에도 인원감축은 고려하지도 않았다. 전대미문의 위기상황에서 삼진정밀은 오히려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기업체질 개선에 몰두했다. 정 대표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자 직원들과 합심해 제품을 다변화하고 세계시장 진출을 모색했다”고 설명했다.

삼진정밀은 현재 중동과 미국, 동남아 등 45개국에 수출하고 있고 나로호 우주발사체에도 밸브제품을 납품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정 대표는 “최근 경기침체로 많은 기업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지만 이럴 때야말로 투철한 ‘기업가정신’이 발휘돼야 한다고 본다”며 “기업이 도전정신과 창의력으로 무장하고 사회적으로 기업을 격려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면 지금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3.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4.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1.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2.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3.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