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봉사과와 각 읍면사무소는 부여군에서 민원인을 가장 많이 응대하는 곳이다. 읍면순방을 다니던 지난 달, 군민과의 대화시간을 정시에 맞추지 못하고 한 면사무소를 찾았다가 나이가 지긋한 공무원에게 아주 기분 나쁜 응대를 당했다. 의자에 눕다시피 한 자세로 기자를 바라보며 “누구 찾아 오셨냐”고 퉁명스런 말투로 대했다.
지난 21일부터 이용우 군수는 신임 이장들과 대화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 자리에서 민원실에 대한 불친절이 또 도마 위에 올랐다. 고질적인 문제지만 전혀 개선치 못하고 있다. 그저 단체복을 입으며 사기를 진작시킬 뿐이다.
은행창구도 예전에는 고객들에게 앉아서 퉁명스러운 말투로 대했던 적이 있다. 하지만, 세상이 변하고, ‘서비스’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친절’은 당연히 따라붙어야 되는 ‘필수’가 됐다.
민원부서도 마찬가지다. 민원인이 오면 일어나 웃으며 인사하고,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하는 인사정도는 어렵지 않다. 민원업무가 끝나고도 “안녕히 가세요, 다음에 또 오세요”라는 정도 인사로도 충분하다. 민원친절 동영상에 등장하는 공무원은 왜 볼 수 없는가?
친절 민원 담당자와 지극히 일부만 열성적일 뿐, 나머지는 직원들이 한 마음으로 따라주질 않는 아쉬움도 크기만 하다.
성경에 ‘누가 1천 걸음을 같이 가자고 하면, 2천 걸음을 같이 가줘라’는 대목이 있다. 이는 주도권을 두고 하는 말이다. 친절도 주도권 행사를 할 수 있다. 뺏기기 전에 미리 준다면 꿔준 것이나 자선이 되지만, 편하게 지키려다가 뺏기면 강도를 당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인사나 미소 또한, 상대가 바라기 전에 먼저 해주는 지혜를 보여주면 오히려 덕이 된다. 부여=김종연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