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순석 중소기업청 창업벤처국 창업진흥과 서기관 |
대전에 처음 내려온 것은 1999년. 중소기업청이 입주를 마치고 6개월이 흐른 후였다. 청사내부는 어느 정도 안정기에 접어들었던 시기였지만, 대전청사 주변은 높은 건물 하나 없었던 미완성의 도시로 기억했다.
무엇보다 서울을 떠난다는 것은 인적 네트워크가 단절된다는 의미였기에 이 서기관은 상당한 공허감을 안고 내려왔다. 하지만 대전에서의 생활이 마냥 어렵거나 힘겨웠던 것은 아니다.
이 서기관은 “대전으로 내려와 1년 만에 결혼하며 가정을 꾸렸고 생활이 안정되다 보니 업무적인 면에서도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대전이라는 도시의 장점을 묻자 한마디로 '사통팔달 대전'이라고 강조했다.
“잦은 출장이 불가피한 공무원의 특성상 대전은 출장을 다니기에 최적화 된 도시다. KTX나 고속도로가 워낙 잘 돼 있고, 국토의 중심이다 보니 타 지역으로 이동도 수월하다. 이런 점때문에 1박2일 출장이 반나절 출장으로 단축되는 불상사(?)가 생겨났지만 출장 후 빠른 복귀는 업무의 효율성까지 높여줬다”며 대전의 지리적인 여건은 행운이라고 말했다.
20년 전과 가장 달라진 중소기업청의 업무는 민원접수다. 작은 민원이라도 대면접수를 거쳐야만 가능했지만 지금은 온라인 접수로 받고 있다. 대국민 대민서비스 절차는 매우 간편해졌고 각각의 지방청에서 민원해결을 맡고 있기 때문에 본청은 업무의 집중도를 더욱 높였다.
이 서기관은 공무원 아파트에 사는 쏠쏠한 재미도 삶의 활력이라고 말했다.
“청사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남편들끼리는 잘 모르지만 아내들끼리 친한 경우가 대다수다. 교사인 아내가 맡은 반에는 과장님의 자녀가 학생으로 다녔던 얽히고설킨 인연이 많다. 공무원 가족 밀집 지역이다 보니 발생하는 소소한 사건들은 대전청사만의 즐거움이다. 대전에서의 생활, 저는 100% 만족하고 있습니다.”
이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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