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일 문화재청 법무감사담당관 |
이제는 나도 원로급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김성일 문화재청 법무감사담당관도 정예요원 중 한명이었다.
“1998년 대전은 한마디로 낯설었고 어설펐어요. 주변은 공터고 나라는 IMF 여파로 뒤숭숭하고, 갓 심어진 청사 주변 나무들은 작고 볼품도 없었죠. 또 정서적으로 촌놈이 됐구나하는 마음이 들어서 조금 서운하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문화의 중심에서 문화의 변두리로 내려온 지도 어느덧 19년. 김성일 담당관은 시대별로 문화재청의 역사를 줄줄이 풀어냈다. 98년만 해도 문화재 관련 허가나 지정 자료업무는 모두 수기였고 사진도 직접 찍어 인화해야 하는 방식이 전부였다고 한다. 디지털시대가 도래하면서 문화재청도 한발 앞선 온라인행정에 눈을 떴다. 문화재 전자행정에 청의 예산과 조직적인 노력이 더해져 '아카이브'를 개설하는 성과를 거둔 것은 최대의 성과였다.
김성일 담당관은 “대전의 명품빵집 성심당 인기에는 내 공(功)도 있다”며 폭탄발언을 남겼다. 연유는 이렇다. 국회 등 서울 출장을 갈 때면 으레 성심당에 들러 빵을 샀다. 공무원들이 자발적으로 성심당의 홍보를 맡았던 것이다. 숨은 공무원들의 노력 때문일까, 맛있는 빵 때문일까 성심당은 세계가 알아주는 빵집으로 거듭났단다.
“등록문화재 등록제도는 대전으로 내려와서 도입됐다. 최근 대전의 소헌재 고택 등 중요문화재가 국가의 보물로 하나둘씩 이름을 올리고 있다. 문화재청은 문화재 보존이 가장 중요한 업무지만, 지역의 문화재를 널리 알리는 것도 중요한 업무”라고 강조했다.
“대전과 정부대전청사는 이심전심(以心傳心)하는 사이가 돼야 합니다.” 19년간 쌓아온 대전을 향한 진심어린 김성일 담당관의 마음이 담긴 첨언이었다.
이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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