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희경 조달청 구매사업국 자재장비과장 |
“둔산은 허허벌판이고 열악했습니다. 문화, 교육 등 인프라가 부족하다고만 생각했기 때문에 대전 생활은 두려움으로 가득했습니다.”
단독청사에서 6000여명이 일하는 복합청사에 적응하다보니 황당한 에피소드도 있다.
윤희경 과장은 “지금이야 각 동별로 구분이 명확하지만 그때는 건물 곳곳에서 수없이 방황했다. 대전청사 건물은 똑같은 건물이 4개동이라 미로처럼 헷갈리기 일쑤였다. 첫 입주 무렵에는 지상과 지하에 차를 세워 놓고는 어디에 주차를 했는지 몰라서 한참을 헤매고 다녔다”며 처음이기에 가능했던 에피소드를 전했다.
조달청은 본청 규모로 400여명이 모두 대전에 내려왔다. 대전청사의 장점이라면 다른 부처와 협업할 수 있는 접근성을 꼽았다.
국회 업무가 많은 행정부처답게 여전히 잦은 출장업무가 있지만, 최근 세종시로 굵직한 정부부처가 내려오면서 이동거리의 부담은 사라졌다.
윤희경 과장은 “지역의 균형발전적인 면으로는 정부청사 이전은 성공적이라고 본다. 하지만 이면도 있다. 20년이 지난 시점에서 볼때 지역에 정착한 공무원 비율이 70%라는 점은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현대판 이산가족이 여전히 산재해 있다는 점은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조달청에서 2년 임기를 마치고 다시 대전으로 돌아온 윤희경 과장은 대전이라는 도시의 최대 장점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꼽았다.
“대전은 전원적이고 마음만 먹으면 30분 내외로 뭐든 할 수 있다. 사실 적은 공무원의 월급으로 아이들 셋을 키울 수 있었던 것은 서울이 아니라 대전이었기에 가능했다. 대전으로 내려와 얻은 가장 큰 이득이었다.”
1998년 낯설기만 했던 대전은 윤희경 과장에게 제2의 고향이 됐다.
이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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