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행정편의주의에 강사직 내놓은 사례도
#1=대전평생교육진흥원 대전시민대학에서 예술 관련 강좌를 진행하는 A씨는 강의 중 빔프로젝터 이용이 어려워 도움을 요청한 직원에게 면박을 당했다. 생경한 기계 작동이 쉽지 않아 도움을 요청했는데 강의실에 들어온 직원이 수강생 앞에서 “이것도 못하냐”, “수업 준비를 미리 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등의 핀잔을 줬다. 보다 못한 수강생 한 명이 “너무한 것 같다”며 직원에게 항의했고 강사 A씨는 상황이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난감함을 겪어야 했다.
#2=2015년부터 대전시민대학에서 관상학 강의를 한 B씨는 어느날 대학 측으로부터 강의를 하려면 ‘대전학’ 강좌를 들어야 한다는 연락을 받았다. B씨는 개인 일정 때문에 강의 들을 시간이 없는 데다 본인이 맡은 강좌와 대전학 강좌의 연관성이 없다고 판단해 교육을 듣지 않았다. 그러던 B씨는 대학 측으로부터 ‘강좌를 듣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문자를 받았다. 이후 B씨는 1년마다 강사의 프로필과 경력 사항을 다시 재출하란 문자를 또 한통 받았다. 서류 마감일을 이틀 앞두고였다. 대학에선 이번에도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다. B씨는 스스로 시민대학 강사를 그만뒀다.
대전시민대학 강사 일부가 대전평생교육진흥원 직원들의 불친절과 행정편의주의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6개월마다 강좌 개설과 강사 위촉이 있어 쉽게 불만을 털어놓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다.
23일 대전시민대학에 따르면 강사와 수강생의 민원을 듣기 위해 건물 내에 3개의 건의함을 설치해 불평사항을 듣고 있다. 건의사항으로는 직원의 불친절과 강좌 관련 민원 등이 잇달아 접수된다.
건의사항은 송용길 원장이 직접 확인하고 직원을 통해 개선을 지시하는 식으로 해결되지만 직원들의 불친절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라고 시민대학 안팎의 관계자는 전했다.
대전시민대학에 출강하고 있는 한 강사는 “내 기계도 아닌데 사용법이 서툴다고 수강생 앞에서 면박을 들을 때면 수치스러울 정도”라며 “시민을 위한 공간인데 직원이 갑인 것마냥 행동해서 불쾌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송 원장은 “부임 이후부터 직원 친절을 강조하고 있는데 개선되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전학 강좌는 지역 결속력과 도시정체성 확립을 위해 의무적으로 수강을 권하고 있는데 불이익을 준다고 강조한 건 검토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1년마다 경력사항을 제출하라고 한 건 변경사항이 있을 경우에만 제출하라고 직원에게 일러뒀다”며 “행정편의주의에서 벗어날 것을 계속해 직원에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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