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별 입장차 첨예 현안에 이해상충 우려도
문재인 전 대표 측 어떻게 반영할 지 주목
제19대 대선을 앞두고 지방자치단체들의 움직임이 기민하다.
지자체의 미래 먹거리를 마련하기 위해 대선후보들의 공약에 현안 사업을 반영시키 위한 것. 이번 대선에는 인수위 과정이 없는 이유로 풀이된다.
충청권 4개 시·도 역시 마찬가지. 충청권 광역단체장들은 지난 1월 24일 대선 주자들에게 공동 공약으로 40개 과제를 제시했다.
이런 충청권 4개 시·도의 과제들이 대선 공약에 반영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정책공간 대전·세종·충청은 지난 22일 오후 대전세종연구원에서 ‘충청권 대선공약, 무엇을 담을 것인가’라는 주제로 포럼를 열었다.
포럼은 지역 대학 교수들과 시민사회 단체 대표 등 오피니언 리더들이 모여 지역 발전을 위한 대선 공약의 의미를 논의하는 자리로, 이를 간접적으로 타진해볼 수 있는 자리여서 눈길을 끌었다.
전문가들은 충청권 시·도에서 제안한 공약이 충청 지역 발전을 위한 미래 먹거리라고 평가했다.
금홍섭 대전세종상생포럼 공동대표는 이 자리에서 “국토의 중심지인 대전은 대덕특구와 카이스트, 조성 중인 기초과학연구원과 중이온가속기 등 과학벨트 사업으로 명실공히 과학기술의 중심도시로 거듭나고 있다”면서 “행정도시인 세종시와 연계해 첨단과학과 중추행정기능이 접목한 새로운 성장동력산업을 육성하고 트램과 광역철도망 사업, 옛 충남도청 이전부지 활용, 역세권 개발계획의 원활한 추진을 통해 원도심을 활성화해 충청권 중추도시로서의 위상과 역할을 도모해야한다”고 밝혔다.
금 대표는 4차 산업혁명 특별시 육성과 글로벌 분권센터 등 대전시가 제안한 10개의 제안 대부분이 대전의 미래 먹거리인 새로운 신성장동력이 되고, 지속가능한 도시가 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금 대표는 세종시 현안으로 국가균형발전의 상징도시인 세종시가 행정수도로 발전하기 위해 행정수도로서의 기능을 하게 향후 논의될 개헌 방향에 포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기적으로 청와대와 국회의 이전을 추진, 자족도시로서의 보완과 기반 확대를 위한 정부의 지원도 제기했다. 이 역시도 세종시의 제안 10개와 일맥상통한 대목이다.
안기돈 충남대 교수 역시 평택·당진항 진입도로 조기 건설과 서산 그린 바이오 융합클러스터 조성, 화력발전 등 환경위해시설에 대한 공정과세 실현 등 충남도가 제안한 10개 모두를 언급하며 “충남은 국토의 중심으로서 국가 균형발전의 핵심축 역할을 담당할 것이고, 그만한 환경과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희연 충북대 교수도 바이오헬스 중심으로 충북을 육성하고, 청주공항의 국제선 강화 및 국가 X축 고속 교통망 구축 등을 제언하며 충북도의 과제들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시·도별로 입장차가 첨예한 현안이거나 충청권이 공동으로 추진해야할 사안이라는 주장도 있어 ‘이해상충’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연출됐다.
황 교수는 “4차 산업혁명 견인은 대전만의 아젠다로 그쳐서 안된다”라며 “충청권의 기초연구와 응용연구, 제품개발, 사업화 기능을 융복합적으로 연계시켜서 4차 산업혁명의 성장동력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최근 충남·북 및 세종간 갈등의 소재로 떠오는 KTX 세종역을 두고 “충북 입장에서는 KTX 세종역 설치가 오송역의 위상을 격하실 것을 우려해 강하게 문제제기하고, 충남도 공주역의 위축을 우려한다”며 “오송역에서 중앙행정업무타운을 연계하는 자기부상열차 설치, 수도권 전철의 연장 등의 제3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행사를 연 정책공간 대전·세종·충청은 대선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의 지부격이며, 부소장인 조대엽 고려대 교수가 경청해 향후 문 전 대표 측이 어떻게 받아들일 지 주목된다. 경쟁자인 안희정 충남지사는 앞서 시·도지사 공약 제안에 직접 참여했다.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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