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문호 괴테가 '눈물 젖은 빵을 먹어본 적이 없는 자와 인생을 논하지 말라'고 했듯이, 오랫동안 음식은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생존 조건 가운데 하나였다.
이 책은 파블로 피카소, 엘비스 프레슬리, 이사도라 덩컨, 마오쩌둥, 루쉰, 박완서 등 역사 속 유명인사들이 사랑했던 음식들의 이야기를 엮었다. 운치에 죽고 운치에 살았던 조선 선비 송강 정철의 못 말리는 술 사랑, 폭주하는 기관차처럼 몰아서 글을 쓰고 폭식과 폭음을 일삼았던 발자크, 여자들끼리 갖는 티타임의 수다에서 인생의 본질을 발견한 제인 오스틴의 홍차 한 잔, 음악가로서만큼 미식가로 유명했던 로시니를 울게 한 음식, 빅토리아시대 영국 음식 문화의 빛과 그림자를 보여준 찰스 디킨스의 명작들, 우아함의 대명사로 불리는 배우 오드리 헵번이 사랑한 초콜릿과의 인연 등사 속 인물 26명의 식탁을 훔쳐본다.
그들의 삶과 그들이 사랑한 음식과 그 안에 담긴 애틋한 감정까지를 추적한다. 책은 이들에게 음식이 단순히 먹는 즐거움을 떠나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었고, 고통의 치유제였으며 삶의 가치관을 투영하는 대상이었음을 보여준다. 정세진 지음 / 파피에 / 272쪽 / 1만6000원
이스라엘 소녀와 팔레스타인 소년
편지형식으로 분쟁지역 희망 그려
▲가자에 띄운 편지=증오와 절망이 가득하고, 텔레비전 화면 속 폭발의 잔상으로 기억되는 곳. 탱크, 군인, 자살폭탄 테러, 파괴, 눈물 등 반복되는 이미지들로 소개되는 그 곳, 가자 지구. 우리는 컴퓨터 앞에 앉아 아주 쉽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분쟁 지역인 가자 지구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이스라엘 소녀 탈과 팔레스타인 소년 나임이 주고받는 편지를 통해, 각자의 현실을 살아나가는 두 인물을 섬세하게 이야기했다. 책은 분쟁 지역의 삶과 희망을 담았다.
저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배경으로 하는 이 작품을 통하여, 이스라엘인이나 팔레스타인인과 같은 표면적이고 거대한 이미지로 정의될 수 없는 소녀 탈과 청년 나임의 삶의 이야기를 그려냈다.
“각자 하나의 개체로 존재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귀담아 들어 주면 상처들이 나아질 수도 있다”고 하는 이야기에 어린아이처럼 울어 버리는 나임의 모습과 테러 사건이 일어날 때에 서로가 살아만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두 인물의 모습 등을 보고 있노라면, 저자의 말처럼 경계선을 넘어 두 인물 모두에게 자신을 동일시해 보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발레리 제나티 저/이선주 역 | 바람의아이들 | 9500원.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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