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이글스 심수창 선수 = 한화이글스 제공 |
“보직 상관없이 팀이 원할 때 마운드 서겠다”각오 밝혀
한화 이글스 투수 심수창(36)은 지난 시즌 마운드에서 빛났다.
2016시즌을 앞두고 FA자격을 얻어 한화 유니폼을 입은 심수창은 개인 최다 경기(66경기) 출장을 하며 2006년(135.2이닝) 이후 가장 많은 113.1이닝을 던졌다. 비록 성적은 5승5패 2세이브 6홀드에 불과하지만,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흔들리는 한화 마운드를 책임졌다. 5연투를 할 정도로 헌신적인 모습이었다.
심수창은 “팀이 필요로 할 때 던져야 그게 프로 선수 아닌가 한다”면서 “많은 사람 앞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게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 마음 하나로 던지면 된다”고 밝혔다.
심수창은 총망받는 유망주였다. 2000시즌 신인 드래프트 2차 11라운드 83순위로 LG 트윈스에 지명된 심수창은 한양대를 졸업한 2004년 대졸 신인 가운데 최고 계약금을 받으며 입단했다. 2006년에는 10승 투수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심수창은 이후 별다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넥센, 롯데를 거쳐 4번째로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18연패 시련도 겪을 정도로 힘든 시기도 보냈다. 야구에 대한 절실함이 남다르다.
심수창은 “넥센 시절 일년내내 2군에서 보낸 적이 있다. 그때 언젠가 잠실 외야에서 야구를 몰래 본 적이 있는데 더그아웃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정말 좋아 보이더라”면서 “그 당시 일주일에 한 번 집에 가면 어머니가 늘 야구를 틀어놓고 계셨다. 어느 날은 내가 ‘아들이 나오지도 않는데 뭐하러 보시냐’며 화를 낸 적이 있다. 그때 절실함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심수창은 스프링캠프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 지난 21일 일본 오키나와 요미탄 구장에서 열린 주니치 드래건스 2군과의 연습경기에서는 첫 실전투구를 했다. 세 번째 투수로 나와 3점 홈런을 맞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컨디션 점검 차원의 투구였다. 심수창은 37개의 공을 던지며 2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3실점을 기록했다.
심수창은 “오랜만에 경기라 긴장됐다. 제구에 많은 신경을 썼다. 첫 이닝에는 직구를 많이 던졌는데 홈런을 맞았다. 두 번째 이닝부터 변화구를 많이 던졌다”면서 “아무래도 불펜에서 던지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불펜에서 100개 던지는 것보다 경기에서 1이닝 던지는 게 더 힘들다”고 전했다.
심수창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새로운 구질 장착을 준비 중이다. 메이저리그 영상을 보던 중 한 투수가 던지는 공을 보고 반해 연습하고 있다.
심수창은 “야구에 관심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의외로 관심이 많다”면서 “메이저리그 동영상을 자주 보는데 한 투수가 매우 좋은 공을 던지더라. 캠프에서 연습을 해봤다. 이번 경기에서도 몇 개 던졌는데 아직 완벽하게 구사되지 않더라”고 밝혔다.
이어 심수창은 “나중에 잘되면 누구인지 알려주겠다. 잘 안될지 모르니 지금은 안된다(웃음).”라고 말했다.
심수창은 올 시즌 선발 후보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심수창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팀이 필요로 할 때 올라갈 수 있는 투수가 되겠다”면서 “보직을 한정하지 않고 팀이 필요한 자리를 메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오키나와=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