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과 함께한 주민자치 눈길
#1=지난해 6월 대전 중구 은행동과 대흥동을 잇는 옛 대전극장ㆍ제일극장 거리에서 나흘간 작은 투표가 실시됐다. 골목재생 사업을 실시하며 도로포장의 패턴을 정하는데 주민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서였다. 박용갑 중구청장은 눈에 들어오는 녹색 도로포장을 선호했지만 주민 의견을 듣고 결정하기로 했다. 녹색과 회색, 붉은색 도로포장 후보 중 가장 많은 시민이 회색 도로포장을 선호했다. 중구는 전문가 자문을 구한 후 회색 패턴으로 포장재를 결정했다.
#2=2015년 중구 부사동 일대에서 문화마을 조성 프로젝트가 벌어졌다. 침침한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마을색을 정비하고 문화공간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비 7억원이 투입된 사업은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사업자를 선정했다. 애초 계획이 있었지만 중구는 지역 주민 의견을 반영할 것을 사업자에 주문했고 골목 담장 꾸미기 부분에 주민을 참여시켰다. 사업비 명목으로 책정된 인건비를 주민에게 지급하면서 직접 마을 가꾸기 사업을 펼친 것이다.
중구의 지방자치 행정이 눈길을 끈다. 작은 부분에서부터 주민 의견을 반영하려는 주민 중심의 행정이 곧 주민자치의 시작이란 인식에서 비롯됐다.
박용갑 중구청장은 “주민 의견을 듣고 행정에 그걸 반영하는게 진정한 지방자치라고 생각한다”며 “아직 중앙집권적 사고를 가진 공무원이나 책상에서 정책을 내놓는 공무원이 많은데 그런 사고를 빨리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청장은 “구청장의 역할은 공무원과 주민의 중간자적 역할에서 행정에 대한 법 테두리, 주민 의견을 절충해서 결정하는 것”이라며 “2010년 민선이 되고 안건이 있으면 토론으로 의견을 듣고 주민이 반대하는 것에 있어서는 접을 줄 아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구는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시책에 있어서도 주민 의견을 최우선으로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20일에는 구청 대회의실에서 통장을 대상으로 직무교육을 실시하기도 했다. 박 청장이 직접 강사로 나서 구의 현황과 현안 사업 등을 설명했다.
박 청장은 “공직자와 주민의 중간 지점에 있는 통장들에게 우선 지역의 현안을 설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기본적인 상황을 알고 나면 발전 방향에 대한 의견이 나오기 때문에 실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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