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관부처 불확실시 매입 예산 지원받기 난망도 한 이유
옛 충남도청사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메이커 라이브러리뿐일까.
옛 도청사 인근 상인 및 주민들 사이에선 상업 시설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그러나 대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제안한 메이커 라이브러리를 두고 재용역이 이뤄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주민들로부터 수렴한 의견을 반영시켜 도청사 활용 기본계획을 상반기 중에 마련할 계획이다.
이는 도청사 부지 매입에 필요한 재원을 정부부처에 기대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추산되는 도청사 부지 매입비는 800억원 상당.
지자체 자체 예산에 따른 매입은 불가능에 가깝다.
시가 추진해왔던 도청사 활용방안에서도 이를 엿볼 수 있다.
옛 충남도청사 부지 활용 문제는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국립근현대사 박물관 건립’을 공약하면서 촉발됐다.
2011년엔 대전시가 등록문화재인 충남도청사를 활용해 문화예술의 창작·생산·유통·소비 기능을 가진 한밭문화예술복합단지를 조성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도모키도 했다. 박근혜 대통령 역시 문화예술복합단지 조성을 공약한 바 있다.
권선택 현 대전시장도 취임하면서 도청사 부지에 한국예술종합학교 캠퍼스 유치를 추진했다가 중도에 포기했다.
지난해 4.13 총선에서 각 후보들이 내놓은 방안도 일맥상통한다.
이은권 의원은 도청사 부지를 원도심 문화예술창조 집적단지로 만들겠다고 했고, 더불어민주당 송행수 중구 지역위원장은 당시 근현대사박물관 또는 다문화체험관 건립을 제안했다.
이처럼 다양한 방안들의 공통분모는 국비 지원 혹은 다른 기관의 유치를 통해 시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것이었다.
또 시가 무상 양여나 장기대부할 수 있는 국유재산특례제한법이 제대로 실행되려면 정부가 터를 매입해야하는 선결 과제가 있다.
시는 정부에 도청사 부지 매입을 여러 차례 요구했음에도 번번히 매입 주체와 예산 미 확보로 활용 방안 마련에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특히, 기획재정부는 문체부의 용역결과가 나오면 주무부처를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으며 매입 예산을 지원받지 못했다.
이 가운데 문체부가 지난해 옛 도청사 부지를 과학문화와 예술을 포괄한 메이커 문화에 특화된 전문도서관인 메이커 라이브러리를 만들어 메이커스 활동의 플랫폼으로 삼자는 제안을 내놓았다.
문체부가 주관부처가 되어줄 수 있다는 의미이며, 시로서는 오랜 숙원인 도청사 활용방안의 실마리가 생긴 셈이나 다름없다.
시가 개념이 어렵다고 할 뿐 문체부의 메이커 라이브러리 제안을 거부하지 않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또 시로서는 도청사 부지 활용을 위해 취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수단이라는 의미기도 하다.
앞서 문체부의 의뢰를 받아 용역을 진행한 한국문화관광원은 대흥동 일대에 문화 지원 시설이 집중적으로 분포돼 있고, 청문 문화의 가능성 등의 여건과 함께 4차 산업혁명 및 메이커 문화의 대두 등 정책 환경의 변화, 수요 조사를 토대로 메이커 라이브러리를 도청사 활용 방안으로 제안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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