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보다 과정…선수단 분위기 올라와
한화 이글스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가진 5번의 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한화는 지난 12일 주니치와의 첫 연습경기서 1-18 대패했다. 이어 13일 야쿠르트전에서는 3-6으로 경기를 내준 뒤 14일 라쿠텐전에서는 4-8로 패했다. 15일에는 오간도가 2이닝 무실점 쾌투를 펼쳤지만, 요코하마에게 0-2로 무릎을 꿇었다. 16일 라쿠텐에게 0-2로 또다시 패하면서 5연패를 기록했다.
‘5연패’정규시즌이라면 한숨이 나올 법하다. 하지만, 김성근 감독은 미소를 보였다. 일본팀과의 수준차를 인정하면서 젊은 투수들의 성장과 베테랑 투수들의 순조로운 모습에서 희망을 봤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5연패를 당하긴 했지만, 선수단 분위기가 점점 올라오고 있다. 사실 5경기 모두 대패를 각오했는데 잘 싸웠다”며 “선수 개별적으로 성장하는게 보인다. 특히 투수들이 결과를 내니 재밌어한다”고 말했다.
16일 경기에 선발로 나서 3이닝을 무실점으로 던진 배영수에 대해 김 감독은 “배영수가 과감하게 던지더라. 지난해까지 배영수는 도망 다니는 투구를 했다”며 “특히 오늘 2회부터는 투구 동작이 커졌다. 배영수 특유의 공격적인 피칭이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재우가 적극적으로 잘 던졌다. 서균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불펜으로 이어던진 투수들도 칭찬했다. 이재우는 1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 서균은 2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이날 경기조에 속하지 않은 투수들도 라쿤텐과의 연습경기를 지켜봤다. 김 감독의 지시였다.
김 감독은 “최근 우리 투수들에게 팔 스윙을 신경 쓰고 끝까지 공을 채서 던지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면서 “일본 투수 중에 그런 장점을 가진 선수가 있어서 직접 보고 느끼라는 의미였다. 오늘 등판한 라쿠텐 투수 중 한두 명은 좋은 참고 자료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전 김 감독은 고친다 구장에서 이태양과 윤규진의 라이브 피칭을 지켜봤다. 전날에는 안영명의 불펜투구도 챙겼다.
김 감독은 “이태양과 윤규진은 곧 평가전에 등판해 점검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정말 좋다”며 “(수술 후 재활에 돌입한) 안영명은 빠르면 개막전에도 등판할 수 있다. 안영명은 마음 자체가 크고 넓어졌다”고 전했다.
또한 김 감독은 “좌완 투수가 부족했는데 김범수, 김용주, 김경태가 의욕을 보인다”면서 “이 중 2명만 1군에 올라와도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은 내야수 이창열, 최윤석, 포수 박상원의 성장도 언급했다. 그는 “지금 한화에는 보이지 않는 경쟁이 치열하다. 경쟁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외야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 감독은 “발빠른 외야수가 부족하다”면서도 “김원석이 열심히하고 있고, 정현석도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많은 연습경기를 잡은 것에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 스프링캠프에서는 독감으로 실전에 나설수 있는 선수들이 적었다. 결국 투수가 부족한 상태로 개막을 맞았다”면서 “올해는 연습경기를 많이 하고 있어 선수들이 시즌 초반 충분히 싸울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부상 방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오키나와=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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