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스트' 외친 문재인, 男육아휴직제도 활성화·女비정규직 급여인상 등 약속 (전문)

  • 핫클릭
  • 사회이슈

'페미니스트' 외친 문재인, 男육아휴직제도 활성화·女비정규직 급여인상 등 약속 (전문)

  • 승인 2017-02-16 14:52
  • 연선우 기자연선우 기자
▲  문재인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패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16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서울 패럼타워에서 열린 ‘새로운 대한민국, 성평등으로 열겠습니다’ 포험을 통해 ‘페미니스트 대통령’의 비전을 공개하며 남성육아휴직제도 활성화, 여성비정규직의 급여 인상, 초등학교 돌봄교실 전 학년 확대, 20-30대 여성 블라인드 채용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문 전 대표는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는 말에 공감한다”며 “‘사람이 먼저인 세상’은 바로 ‘성평등한 세상‘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문 전 대표의 발제문 전문.]

저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과연 제가 이런 말 할 자격이 있나 생각해 보았습니다.
저는 엄격하고 권위적인 가장이나 아버지보다 민주적이고 온화한 아버지와 남편이 되려고 노력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부엌 일은 아내 몫이었고, 저는 가사노동의 가치를 잘 알지 못했습니다. 얼마나 많은 여성들이 가사와 육아 때문에 일을 포기해야 했는지 잘 알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여성들이 당면한 문제들을 다 이해하지 못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여성이나 남성이나 성별 차이로 인해 차별 받아서는 안된다는 확실한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성평등은 인권의 핵심 가치입니다. ‘사람이 먼저인 세상’은 바로 ‘성평등한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여성의 눈으로 세상을 보자>는 말에 공감합니다.
사회적으로 약자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입장, 그 사람의 처지에서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 어머니는 북한에서 피난 내려와서 온갖 고생을 다하시며 우리 남매들을 교육시켰습니다.
“나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로 시작되는 ‘어머니 은혜’ 노래를 들으면, 눈물이 납니다.
그런데 나는 어머니가 한 사람의 인간이고, 여성이라는 사실을 오랫동안 깨닫지 못했습니다. <여성의 눈>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심순덕 시인의 시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는 바로 제 이야기였습니다.

과거 어머니, 할머니 때와 비교해서, 여성지위가 많이 좋아지지 않았냐고 말하면 안됩니다.
우리와 경제수준이 비슷한 OECD 여러 나라들과 비교하면,여성의 지위에 관한 한 우리나라가 거의 모든 면에서 꼴찌 수준이라는 사실을 부끄러워 해야 합니다. 여성이 경제활동에 많이 참가하는 나라가 잘 사는 나라입니다.

저는 우리나라 여성의 지위가 최소한 OECD 평균은 되도록, 매년 성평등 지수들을 점검해나갈 것을 약속합니다.구체적으로 몇 가지 약속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우리 아이들을 국가가 함께 키우겠습니다.제 딸도 경력단절 여성입니다.대학 졸업해서 당당하게 좋은 직장에 취직했지만, 아이를 낳으면서 일을 포기했습니다.아이가 좀 크고 나서, 다시 일을 하겠다고 나서니 이제는 육아 전쟁입니다. 딸도 아이도 힘이 듭니다.

육아는 부모의 인생에서 큰 기쁨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육아가 전쟁입니다. 아이는 엄마와 아빠가 함께 키워야 합니다.아빠들에게도 아이를 키우고 함께 시간을 보낼 권리와 의무가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아빠들을 무책임한 아빠로 만들고 있습니다. 저는 엄마와 아빠, 그리고 국가가 아이를 함께 키우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먼저 법이 정한대로 연장근로와 휴일근로까지 포함해서 주52시간 근로시간제를 정착시키겠습니다. 공공부문부터 특별한 사유없이 관행으로 해오는 연장근로를 금지시키겠습니다.
그에 더해 초등학교 입학 전의 자녀를 둔 엄마, 아빠에게는 임금감소 없는 근로시간 단축과 유연근무제를 도입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육아휴직제도를 활성화시키겠습니다.
휴직급여를 인상하고, 아빠도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도록 “아빠휴직보너스제”를 실시하겠습니다. 엄마에 이어 육아휴직을 하는 아빠에게도 휴직급여를 인상하겠습니다.
또 배우자출산휴가의 유급휴일도 늘리겠습니다.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아이를 키우는 국가의 역할입니다. 현재 국공립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아동은 겨우 열 명 중 한 명 꼴에 지나지 않습니다. 대기자가 너무 많아 로또 당첨이라고 합니다.저는 임기 내 국공립어린이집 이용 아동을 40%까지 올리겠습니다. 1~2학년만 하고 있는 초등학교 돌봄교실도 전 학년으로 확대하여 국가가 부모와 함께 아이를 키우겠습니다.

둘째, 여성 일자리 차별의 벽을 허물겠습니다.
지금 여학생 대학진학률은 남학생 보다 높습니다.하지만 대졸여성의 대기업 취업률은 대졸남성의 절반 수준 밖에 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여성이라는 것이 취업의 걸림돌이 되어선 안 됩니다.

20-30대 여성들의 노동시장 진입 확대를 위해 블라인드 채용제를 도입하겠습니다.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을 개정하여 여성 고용을 확대하겠습니다. 여성 고용에 앞장서는 우수기업에게는 포상과 조세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공할 것입니다. 일하는 여성에게 유리천장은 가장 높은 벽이자 눈물입니다.5급 이상 공무원 합격자 중 여성이 절반이지만 여성 고위공직자는 아주 적습니다.여성이라는 이유로 취업과 승진에 불이익을 당하는 것입니다.

여성이 사회 각 분야에서 고위직으로 승진할 수 있는 사회구조를 만들겠습니다.
여성관리직 비율이 높은 기업과 여성 차별 없는 승진제도를 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국가가 특별히 지원하겠습니다. ‘성평등’ 실현을 위한 강력한 추진체계를 마련하겠습니다.부처 별 여성정책 총괄 ․ 조정 기능을 강화하겠습니다.

셋째, 비정규직 여성의 노동권과 모성권을 보장하겠습니다.
우리사회에서 비정규직의 비자는 슬플 悲자입니다.그 슬픈 비정규직의 대부분은 여성입니다.취업의 문턱이 높거나 경력이 단절된 여성에게 주어지는 일자리는 비정규직 밖에 없습니다.

2015년 현재 여성 비정규직의 월 평균급여는 121만원으로 최저임금 수준입니다.
여성비정규직의 급여를 올려야 합니다.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의 원칙을 법제화하여 비정규직의 급여를 정규직 임금의 70~8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습니다. 최저임금이 1만원에 이르기까지 인상속도를 더 높이겠습니다.

여성 비정규직의 사회안전망 강화를 위해 두루누리사회보험의 지원 대상을 확대하겠습니다.
기간제 비정규직 여성의 출산휴가를 계약기간에 산입하지 않고 자동연장함으로써 출산휴가 급여지급을 보장하겠습니다. 비정규직 여성이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급여를 신청할 때 고용지원센터 등 제3의 기관에서도확인서를 발급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넷째, 약자가 안전한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강남역 살인사건, 문화예술계 성폭력 사건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범죄발생이 증가하고 있지만 예방도 부족하고 처벌도 미미한 실정입니다.

얼마 전 성폭력으로 두 딸을 잃은 어머니가 거꾸로 가해자를 명예훼손했다고 기소된 사건이 있었습니다. 법원은 “공권력이 범한 참담한 실패로 가중됐을 극심한 괴로움을 보며 깊은 좌절과 슬픔을 금할 수 없다.”고 판시하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행해지고 있는 ‘젠더폭력’ 더 이상 눈 감고 쉬쉬해서는 안 됩니다.젠더폭력 가해자에 대한 단호한 처벌로 사회적 약자를 국가가 보호해야 합니다.
특히 아동·청소년 성보호법을 개정하여 친족, 장애인 성폭력을 가중처벌함으로써 우리사회에 만연한 약자 폭력에 경종을 울려야 합니다. 성평등과 인권교육을 공교육에 포함시켜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확산을 막고 어린 시절부터 성인지적 인권감수성을 높이겠습니다.감사합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사업성, 주민동의율 등 과제 산적…대전 1기 신도시도 촉각
  2.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3. 충청권 아파트 입주물량 내년 1만 7000여 세대 줄어드나
  4. 대전-충남 행정통합, '주민투표'·'의회승인' 쟁점될까
  5. [사설] 충남 산업 패러다임 바꿀 '수소 허브'
  1. 백일해 발생신고 증가 추세… 대전충남 2000여건
  2. 건양사이버대 이진경 교수 K-MOOC 특강·컨퍼런스
  3. 1기 신도시 재건축 본격화…주민동의율, 공공기여 등 핵심
  4. 지천댐부터 충남-대전 행정통합까지… 충남도의회 제356회 정례회 도정 및 교육행정 질문
  5. [신동렬 변호사의 경매 첫걸음] 배당에 대한 이의 ④

헤드라인 뉴스


대전시 `꿈돌이 라면` 만든다… `꿈돌이네 라면가게`도 함께

대전시 '꿈돌이 라면' 만든다… '꿈돌이네 라면가게'도 함께

대전시가 지역 마스코트인 꿈돌이 캐릭터를 활용한 관광 상품으로 '꿈돌이 라면' 제작을 추진한다. 28일 시에 따르면 이날 대전관광공사·(주)아이씨푸드와 '대전 꿈돌이 라면 상품화 및 공동브랜딩'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은 대전 꿈씨 캐릭터 굿즈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대전의 정체성을 담은 라면제품 상품화'를 위해 이장우 대전시장과 윤성국 대전관광공사 사장, 박균익 ㈜아이씨푸드 대표가 참석했다. 이에 대전 대표 캐릭터인 꿈씨 패밀리를 활용한 '대전 꿈돌이 라면' 상품화·공동 브랜딩, 판매, 홍보, 지역 상생 등 상호 유기..

쓰러지고 날아가고… 폭설·강풍에 대전충남 158건 피해
쓰러지고 날아가고… 폭설·강풍에 대전충남 158건 피해

이틀간 이어진 폭설과 강풍 탓에 대전·충남에서 158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28일 대전·세종·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인 27일부터 이날 오후 3시까지 대전 13건, 충남 145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됐다. 강풍으로 인한 나무 쓰러짐, 간판 낙하 신고가 대부분이었다. 세종에 접수된 신고는 없었다. 이날 오전 10시 18분께 대전 서구 가장동 한민시장에서는 강한 바람 탓에 1층 천장 높이의 간판이 차량 쪽으로 떨어져 상인들이 자체 조치에 나섰다. 같은 날 낮 12시 9분께 대덕구 읍내동에서는 통신선으로 추정되는 전기 줄이 끊어져 한국전..

충남도, 30년 숙원 태안 안면도 관광지 `성공 개발` 힘 모은다
충남도, 30년 숙원 태안 안면도 관광지 '성공 개발' 힘 모은다

충남도가 30년 묵은 숙제인 안면도 관광지 조성 사업 성공 추진을 위해 도의회, 태안군, 충남개발공사, 하나증권, 온더웨스트, 안면도 주민 등과 손을 맞잡았다. 김태흠 지사는 28일 도청 상황실에서 홍성현 도의회 의장, 가세로 태안군수, 김병근 충남개발공사 사장, 서정훈 온더웨스트 대표이사,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 김금하 안면도관광개발추진협의회 위원장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하나증권 지주사인 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회장도 참석, 안면도 관광지 개발 사업에 대한 지원 의지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안면도 관광지 3·4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