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영진 성심당 대표 |
1997년은 IMF와 함께 원도심의 붕괴가 시작된 시기였다. 둔산시대가 열리면서 원도심의 주요 기관과 상권이 밀물처럼 빠져나갔다.
원도심 터줏대감인 임영진 성심당 대표는 “1997년을 떠올리면 한마디로 충격이었다”고 회상했다.
“그 당시 성심당도 은행여실이 있었는데, 20%의 이자를 갚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이대로는 버틸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절망감 속에서 살았다”고 말했다.
막막했던 하루하루, 임 대표는 우리 국민들의 저력을 봤다. 숨겨진 1달러부터 아끼던 금붙이까지 나라를 위해 기부하겠다며 끝없는 줄을 선 사람들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단다.
국가의 시련은 고스란히 성심당에도 전이됐다. IMF와 맞물려 큰 화재로 가게 절반이 잿더미가 됐다.
임 대표는 “성심당 61년 역사에 있어 가장 큰 위기였습니다. 정말 여기가 끝이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 저력으로 국가가 되살아났듯이, 직원들의 힘으로 IMF와 화마의 시련을 극복했다.
“물론 힘들었죠. 그래도 직원감축이나 구조조정처럼 극단적인 방법은 생각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빵을 더 많이 만들었고, 직원들과 위기에서 도약할 우리만의 생존법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성심당의 생존법은 미련스러울 정도의 ‘꾸준함’이었다. 어떤 역경 속에서도 빵을 만드는 본연의 임무는 잊지 않았다. 성심당이기에 가능했던 마법이었다.
임영진 대표는 “내리막이 있으면 반드시 오르막도 있다. 꾸준함이 성심당의 60년을 만들었다. 미래는 지금과는 다른 것이라는 믿음과 용기 그리고 의지가 필요하다”고 후배 기업인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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