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안 지사, 친노·친문 홍위병”
안철수 “당내 경선 이기기 힘들 것”…상승세 차단 목적
대선 ‘다크호스’로 떠오른 안희정 충남지사에 대한 정치권의 견제가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최근 안 지사 지지율이 독자생존과 경쟁력 형성이 가능한 매직 넘버(지지율 20%)에 가까워지면서 ‘안풍(安風)’을 조기 차단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민의당과 전격 통합한 손학규 국민주권회의 의장은 안 지사를 향해 “이것저것 생각과 상관없는 것을 갖다가 끌어들이고 대연정론도 얘기하고 그런다”고 비판했다.
다른 인터뷰에선 “안희정은 친노·친문 홍위병으로 시작했고 노무현·문재인 키즈의 대표적 사람이지, 그가 언제부터 중도였나”라며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는 2박3일 일정으로 안 지사의 정치적 텃밭인 충청으로 출격했다.
안 전 대표는 15일부터 대전, 충북, 충남, 세종을 차례로 찾아 각 지역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히는 등 본격적인 중원 공략에 돌입했다.
안 전 대표는 민주당 경선 전망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당시 당 대표를 하면서 내부 사정을 잘 알게 됐다. 경선에게 안 지사가 이기기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양강 구도에 승부를 걸고 있는 안 전 대표가 안 지사의 경선 통과 가능성을 낮게 예측하며 견제에 들어간 셈이다.
민주당 대선 주자들도 안 지사가 대선 정국 중심에 서자 견제구를 날리기 시작했다.
‘대연정론’을 놓고 안 지사와 공방을 벌여온 이재명 성남시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도둑들하고 대통합할 순 없지 않냐”며 공세를 이어갔다.
이 시장은 “대통합은 해야 할 일이긴 하다”면서도 “과거에 집권한 소수 부패 기득권 세력이 쓴 단어들이 주로 대통합이다. 도둑들하고 대통합할 수 없고, 같이 반쯤 도둑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전 대표는 “안 지사와의 경쟁이 즐겁다. 안 지사 지지율이 올라가면 판이 커지는 것”이라며 ‘맏형 리더십’을 내세우고 있지만 안 지사를 은근히 견제하는 분위기다.
문 전 대표는 “작은 정부가 좋다는 미신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안 지사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한편 “이번에 기회가 오지 않더라도 다음에 국가를 이끌 지도자로 커 갈 것”이라며 ‘차차기 프레임’을 띄우는 모양새다.
안 지사는 이같은 정치권의 견제에 적극적인 자세로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안 지사는 ‘차차기 프레임’에 대해 “차차기는 저의 성장을 가로막는 나쁜 프레임”이라고 반격했고, ‘대연정’ 논란과 관련해선 “갈등을 키우는 쪽으로 나라를 운영하면 안된다는 철학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
안 지사 측 대변인 박수현 전 의원은 손 전 대표의 공격에 대해 “선배들의 말씀은 다 귀한 말씀이다. 다만 안 지사는 (정계은퇴를 요구하는) 그런 차원에서 말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정치권이 안 지사 견제에 나선 것은 안 지사가 지역, 연령, 이념과 상관없이 고루 지지율이 오르면서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라며 “최근 안 지사 지지율이 19%를 기록, 선두주자와 대등한 대결을 펼칠 최소한의 조건인 20%대에 육박한 만큼 견제가 더욱 심화될 것 같다”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igjunba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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