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만필]행복한 교사 향기 있는 교실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교단만필]행복한 교사 향기 있는 교실

  • 승인 2017-02-13 17:42
  • 신문게재 2017-02-14 22면
  • 조광호 태안 방포초병설유치원 교사조광호 태안 방포초병설유치원 교사
▲ 조광호 태안 방포초병설유치원 교사
▲ 조광호 태안 방포초병설유치원 교사
최근 텔레비전의 모 다큐멘터리에서 직장인들이 바쁜 일상을 마치고 퇴근 후에 개인의 취미생활을 하며 삶을 윤택하게 하는 내용이 다루어진 것을 보았다. 직장에서 업무로 인해 쌓인 스트레스와 피로가 커서 빨리 집으로 돌아가 쉬고 싶을만한데 퇴근 후 자신의 취미인 EDM 디제잉을 하는 직장인이 소개되었다. 개인 연습뿐만 아니라 동호회 활동까지 아마추어이지만 대중들 앞에서 멋지게 디제잉을 하는 모습이 제법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그 직장인은 이 취미생활이 자신의 삶과 정신을 풍요롭게 하였으며, 직장생활에 있어서도 더 활기차고 능동적으로 임할 수 있게 해주었노라고 이야기해주었다.

2017 10대 트렌트 키워드로 선정된 YOLO는 ‘You Only Live Once’의 앞 머릿글자를 합쳐놓은 것으로 ‘한번 사는 인생을 후회 없이 즐기자!’라는 요즘 청년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나타내는 말이다. 마냥 ‘노세노세’로 대책 없이 오늘을 흥청망청 보내자는 것이 아니라 막연한 미래 걱정 대신에 오늘을 충실히 살자는 것이다. 오늘을 충실히 살다 보면 내일도 충실해질 수 있다. 오늘의 행복을 찾으면 내일도 행복해질 수 있다.

나는 어떨까? 2008년 임용한 후로 어느 새 10년째 교실에서 올망졸망 어린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물론 행복하다. 아직까지 임용고사를 준비할 때 가졌던 교직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고 있으며, 매일이 즐거우니 난 교직이 딱 맞는 듯하다. 어쩌면 내일에 대한 걱정이 없이 지금 당장이 신나고 즐거운 어린 친구들과 있어서 나는 오늘이 행복한지도 모르겠다.

여기에 더해 내가 오늘이 행복한 이유가 한 가지 더 있다. 위의 다큐에서 소개된 직장인처럼 나는 학교생활 외에 몇 가지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다. 매일 저녁 배구와 배드민턴을 격일로 번갈아 가며 하고 있으며, 틈틈이 악기도 배우고 있다. 또한 방학을 이용하여 해외여행을 하거나 스쿠버다이빙을 즐기고 있다.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기에 다양한 운동에 도전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가운데 아이들과 쉴 틈 없이 움직이며 신체활동을 한다. 또 내가 즐겁자고 배운 우쿨렐레를 연주하며 아이들과 함께 노래를 부른다.

‘세상의 모든 곳을 다 가보아도 바다 속을 보지 않으면 지구의 30%밖에 보지 못한다’는 말에 시작한 스쿠버다이빙의 매력에 빠져 강사 자격증까지 취득하였고 다른 사람을 지도하게 되었다. 국내외 곳곳을 여행하거나 물속에서 내가 직접 찍은 사진을 학습 자료로 활용하며 “선생님이 OOO에 가서 OOO을 보았는데......”로 자랑 섞인 이야기를 풀어내면 어린 꼬마 친구들이 집중을 하며 나를 바라본다. 이 쯤 되면 행복한 교직과 함께 ‘또 다른 나’를 만드는 취미가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케미가 아닌가 싶다.

나는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라는 말을 생각할 때마다 교사가 더 행복해야 함을 절실히 느낀다. 교사가 행복하지 않다면 어떻게 아이들에게 행복을 이야기하고, 행복한 교실을 만들 수 있단 말인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보다는 오늘에 충실해서 오는 행복이 나를 더 향기롭게 하는 듯하다. 나의 행복한 향기가 오늘도 교실에 한가득 퍼져 아이들도 행복하기를 바래본다.

조광호 태안 방포초병설유치원 교사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5.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1.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3.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4.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5. [국감자료] 임용 1년 내 그만둔 교원, 충청권 5년간 108명… 충남 전국서 두 번째 많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