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광호 태안 방포초병설유치원 교사 |
2017 10대 트렌트 키워드로 선정된 YOLO는 ‘You Only Live Once’의 앞 머릿글자를 합쳐놓은 것으로 ‘한번 사는 인생을 후회 없이 즐기자!’라는 요즘 청년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나타내는 말이다. 마냥 ‘노세노세’로 대책 없이 오늘을 흥청망청 보내자는 것이 아니라 막연한 미래 걱정 대신에 오늘을 충실히 살자는 것이다. 오늘을 충실히 살다 보면 내일도 충실해질 수 있다. 오늘의 행복을 찾으면 내일도 행복해질 수 있다.
나는 어떨까? 2008년 임용한 후로 어느 새 10년째 교실에서 올망졸망 어린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고 있다. 물론 행복하다. 아직까지 임용고사를 준비할 때 가졌던 교직에 대한 감사함을 잊지 않고 있으며, 매일이 즐거우니 난 교직이 딱 맞는 듯하다. 어쩌면 내일에 대한 걱정이 없이 지금 당장이 신나고 즐거운 어린 친구들과 있어서 나는 오늘이 행복한지도 모르겠다.
여기에 더해 내가 오늘이 행복한 이유가 한 가지 더 있다. 위의 다큐에서 소개된 직장인처럼 나는 학교생활 외에 몇 가지 취미생활을 즐기고 있다. 매일 저녁 배구와 배드민턴을 격일로 번갈아 가며 하고 있으며, 틈틈이 악기도 배우고 있다. 또한 방학을 이용하여 해외여행을 하거나 스쿠버다이빙을 즐기고 있다. 몸을 움직이는 것을 좋아하기에 다양한 운동에 도전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가운데 아이들과 쉴 틈 없이 움직이며 신체활동을 한다. 또 내가 즐겁자고 배운 우쿨렐레를 연주하며 아이들과 함께 노래를 부른다.
‘세상의 모든 곳을 다 가보아도 바다 속을 보지 않으면 지구의 30%밖에 보지 못한다’는 말에 시작한 스쿠버다이빙의 매력에 빠져 강사 자격증까지 취득하였고 다른 사람을 지도하게 되었다. 국내외 곳곳을 여행하거나 물속에서 내가 직접 찍은 사진을 학습 자료로 활용하며 “선생님이 OOO에 가서 OOO을 보았는데......”로 자랑 섞인 이야기를 풀어내면 어린 꼬마 친구들이 집중을 하며 나를 바라본다. 이 쯤 되면 행복한 교직과 함께 ‘또 다른 나’를 만드는 취미가 만들어내는 환상적인 케미가 아닌가 싶다.
나는 ‘교육의 질은 교사의 질을 능가할 수 없다’라는 말을 생각할 때마다 교사가 더 행복해야 함을 절실히 느낀다. 교사가 행복하지 않다면 어떻게 아이들에게 행복을 이야기하고, 행복한 교실을 만들 수 있단 말인가?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보다는 오늘에 충실해서 오는 행복이 나를 더 향기롭게 하는 듯하다. 나의 행복한 향기가 오늘도 교실에 한가득 퍼져 아이들도 행복하기를 바래본다.
조광호 태안 방포초병설유치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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