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덕 대전선병원 건강검진센터장(가정의학과 전문의) |
2015 건강보험 통계연보에 따르면 한국인의 만성질환 중 고혈압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30세 이상 성인 10명 중 3명, 60세가 넘어가면 10명 중 5명이다. 65세가 되면 남자는 10명 중 6명, 여자는 10명 중 7명이 고혈압 환자다. 이제 고혈압은 병이라기보다 노화 과정의 일부로 볼 수도 있다. 운동을 많이 하고, 술과 담배를 멀리하고, 좋은 음식만 먹더라도 늙지 않을 수 없는 것처럼 만성질환, 특히 고혈압은 피하기 어렵다. 피하기 어렵다면 받아들이고 관리를 잘 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혈압이 140/90mmHg 이상인 고혈압 환자는 130/85mmHg 미만의 혈압을 가진 사람들에 비해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이 2.6배 높았다. 또한 수축기 혈압이 10mmHg 감소하면 뇌졸중이 41%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이 뇌졸중, 협심증과 같은 관상동맥질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서는 혈압 관리가 필수적이다.
당뇨병도 증상이 없기 때문에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30세 이상 8명 중 1명이 당뇨병을 가지고 있다. 전단계를 합하면 10명 중 3명이 넘는다. 당뇨병도 나이에 따라 증가한다. 30대는 3%정도지만 60대에는 23%, 70대에는 26%에 이른다. 게다가 고혈압 환자의 당뇨병 발생률이 2.5배 높고, 당뇨병 환자의 70%는 고혈압을 가지고 있다. 당뇨병은 합병증 때문에 치료가 필요하다.
30세 이상 성인의 절반이 고지혈증을 가지고 있다. 특히 전체 콜레스테롤이 240mg/dL을 넘게 되면 혈관성 치매 위험이 40% 증가하고 뇌졸중 위험은 50%정도 증가한다. 협심증과 심근경색의 위험은 2배로 증가한다. 더욱이 콜레스테롤이 10% 증가할 때마다 심장질환 사망률이 20%씩, 심근경색 및 관상동맥질환 사망률이 20%씩 증가한다.
고지혈증도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은데, 특히 운동이나 식사 조절로 관리해보려는 경우가 많지만 쉽지 않다. 고지혈증은 약물 치료 외에 특별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의사와 상담을 통해 약물 치료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뇌졸중 등 신경계 질환은 규칙적인 운동과 금연이 필요하다. 심한 스트레스, 과로, 고혈압 등은 뇌졸중을 유발한다. 한 번 걸리면 또 걸릴 확률도 높기 때문에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스트레스를 해소해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금연도 필요하다. 담배에 있는 독성 물질들이 혈전을 형성한다. 혈전이 뇌에 계속 쌓이면 뇌졸중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당뇨병 예방은 식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첫째로 흰쌀밥 같은 정제된 탄수화물보다는 현미밥, 잡곡밥등 통곡물 위주의 밥을 먹어야 한다. 둘째로 청량음료, 설탕 등의 당분 함량이 많은 식품들을 되도록 피해야 한다. 채소, 야채, 과일 등 섬유질 성분이 많은 식품들을 많이 섭취하는 것도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만성질환은 건강검진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건강검진은 최근에 선택사항에서 필수사항으로 바뀌고 있다. 특히 요즘에는 치료용 검사항목들이 기본 항목에 추가되고 있어 기초 건강검진 만으로도 각종 질병들을 조기 발견할 수 있다.
김기덕 대전선병원 건강검진센터장(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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