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낭산에서 통일신라 시대 가릉(假陵)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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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낭산에서 통일신라 시대 가릉(假陵) 발견

  • 승인 2017-02-09 09:54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왕릉 관련 석재유물과 명문기와 등 출토

축조공사 중단한 흔적 남아, 주인은 효성왕 추정


경주 낭산 일원(사적 제163호)에서 신라 왕릉에 사용되는 다량의 석재와 건물지, 담장, 도로와 명문기 등 300여점의 중요 유물이 확인됐다.

이곳은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의 허가를 받아 발굴조사 중인 곳으로 금제여래입상(국보 제79호)과 금제여래좌상(국보 제80호)이 발견된 전(傳) 황복사지(黃福寺址) 삼층석탑에서 남쪽으로 약 135m 떨어진 지점의 논 경작지다. 이 일대는 오래 전부터 홍수로 인해 파괴된 신라왕릉과 관련 석재유물(면석, 탱석 등)들이 지상에 노출되어 있던 곳이다. 학계에서는 신문왕릉이나 성덕왕비의 소덕왕후릉, 민애왕릉 등과 비슷한 급의 폐왕릉지로 추정되거나, 『삼국유사』기록에 나온 의상대사(義湘大師)의 탑돌이와 관련 있는 절인 황복사의 목탑이 있던 곳으로 추정되는 중요 유적지이다.

경주 낭산 동쪽일원 내 추정 고분지에서 확인된 석재 유물은 탱석, 면석, 지대석, 갑석, 미완성 석재 등으로 신라 왕릉에서 주로 사용되는 유적이며 그 주변으로 8~9세기 중심연대인 건물지와 담장, 화랑지, 도로 등이 확인됐다.

이와 함께 연화보상화문수막새, 귀면와(鬼面瓦: 도깨비기와), 신라 관청명으로 추정되는 ‘습부정정(習部井井)’, ‘습부정정(習府井井)’과 ‘정원사(鄭元寺, 鄭은 추정명문)’명 명문기와 등 유물 300여 점이 출토됐다.

발견된 갑석과 지대석, 면석과 탱석으로 추정해본 왕릉의 지름은 약 22m로, 전(傳) 경덕왕릉(765년)과 비슷한 규모이다.

조사 결과, 왕릉 관련 석재 다수가 미완성으로 출토된 점, 후대에 조성된 8~9세기 건물지 시설에 재활용된 점, 석실 내부를 만들기 위한 부재가 확인되지 않은 점, 탱석의 십이지신상이 잘려나간 점 등 여러 정황으로 판단할 때, 당시 왕을 위하여 사전에 왕릉을 준비하던 도중 어떠한 사유인지 축조공사를 중단하였던 가릉(假陵) 석물로 추정된다. 가릉 주인공은 발굴조사 결과와 십이지신상 형식으로 볼 때, 성덕왕의 둘째 아들이자 경덕왕의 형인 효성왕(孝成王, ?~742薨)으로 추정된다.

도로유구는 현재까지 신라왕경 내 조사된 다른 도로보다 구조적으로 튼튼하고 잘 만들어졌는데, 왕경의 남북대로와 동서대로의 너비가 약 16~17m 정도인 점으로 볼 때, 왕경의 방리(坊里)구획에 의해 연결된 도로이거나 황복사지 사역(절이 차지하고 있는 구역)이나 왕릉을 조성하기 위해 대형의 미완성 석재를 이동하기 위한 특수 목적으로 가설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발굴조사 성과는 9일 오후 2시 발굴현장 설명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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