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가장 신뢰하는 방법으로 받아들이기 때문
3자 검증으로 도출된 결과… 강제성 또는 구속력 가져야
일회성 기구가 아닌 상시 운영되도록 제도화 필요
원자력 안전 문제가 불거질 때 마다 ‘제 3자 검증론’이 두드러지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지역 주민들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3자 검증은 해당 이슈의 당사자가 아닌 외부 전문가가 이슈를 조사하고 확인하는 방식을 말한다.
따라서 특정 이슈와 이해관계가 얽혀 있지 않은 사람이 철저하게 검증을 진행하기 때문에 더욱 객관적이고 신뢰성 있는 방식이다.
이번 하나로 원자로 내진보강 공사 부실 의혹이 제기 됐을 때도 지역주민ㆍ환경단체ㆍ지자체ㆍ정치권에서도 한목소리로 “3자 검증을 실시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초반에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검증이 아닌 검토, 안정성 확인, 정보 공개 등은 모두 가능하나 완공이 된 후 3자 검증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기존에도 원자력계는 3자 검증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었다.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한국원자력연구원에 3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외의 3자 검증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논리였다.
국내에서 원자력 안전과 관련돼 지난 2014년 원자력발전소 고리 1호기의 압력용기를 검증하고자 프랑스 원자력기업 아레레바사가 나선 적을 제외하곤 3자 검증이 이뤄진 적은 거의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하나로 내진보강 공사 부실의혹에 대한 지역사회의 요구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거세지자 원자력연은 “3자 검증을 받아들이겠다는”새로운 입장을 내놓았다.
어느 정도 진일보한 결정으로 평가된다.
대전시 주관으로 현재 ‘시민원자력안전검증단’이 꾸려지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말 출범한다.
검증단은 하나로 원자로 내진보강 공사 부실 의혹을 포함해 사용후핵연료 파이로프로세싱 안전성, 소듐냉각가속로 실험 시험, 향후 원자력연에서 진행될 연구동 내진보강 공사 등을 모두 검증할 계획이다.
검증단이 꾸려져도 아직 넘어야할 산은 많다.
3자 검증의 결과를 원자력계가 얼마나 수용하고 책임을 질지 등에 대한 합의는 아직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증단이 법적 구속력이나 강제성이 없는 만큼 보여주기식 검증에 그칠 우려도 있다.
또 검증단에 포함될 전문가를 어떤 인물로 선정해야 할지에 대한 지역사회의 고민도 아직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고은아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3자 검증을 진행하는 방식, 내용, 결과 등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아직 합의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시민단체, 지자체 등이 참여해 안전대책을 만드는 것이 최소한의 안전망을 구성하는데 세계적인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으로 단순 일회성으로 그치는 검증단 활동이 아닌 지속적으로 검증단이 활동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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