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자 논산독서협회 재정이사 |
나의 남편은 서울, 나는 경기도 이천에서 태어났다.
남편과 나는 대전에서 만나 가정을 꾸리고, 사업장을 개설하면서 95년도에 논산으로 이사를 왔다. 일반적으로 태어난 곳을 고향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나는 태어난 곳보다는 오랜 시간 삶을 공유한 곳을 고향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런 이유로 나의 고향은 논산이다.
이사를 온 후 어느 정도의 기반을 닦기까지 우리는 너무도 많은 우여곡절을 경험해야 했다. 처음, 달랑 복사기 3대에 거래처는 딱 세 군데가 전부였다. 앞이 캄캄하고 보이지 않을 것만 같던 논산에서 우리 부부는 마음과 몸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일에 최선을 다했다.
그렇게 몇 년, 또 몇 년이 지나면서 남편의 성실함을 인정받아 거래처가 하나둘씩 늘었다. 고객이 또 다른 고객을 소개했다. 우리의 입장과 이익보다는 거래처와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으로 실천한 것이 좋은 결과를 맺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결과는 바로 또 다른 결실로 이어졌다.
우리는 20년이 넘는 긴 시간을 같은 사업자 번호, 같은 브랜드, 같은 대표자다.
이렇게 긴 세월을 3종 세트가 되어 함께 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인증된 마크’라는 글귀를 어느 책에선가 읽은 기억이 난다. 이 말을 풀이하면, 세금을 제때 잘 내고, 물건의 품질이 좋고, 찾아주는 고객이 많다는 의미이다.
정직함이란, 혼자서도 자존감을 높이고 스스로 만족감을 얻지만 타인과의 관계에서 더욱 빛을 발하고 인정을 받는다. 사람은 모든 관계에 얽혀 있다. 특히 사무적 업무에 있어 거래처와의 동반관계는 가깝고도 먼 친구 같은 느낌이라 생각한다.
문득 이런 노랫말이 생각난다.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
이 노랫말처럼 거래처와의 관계는 가까우면서도, 가까이 하기엔 어렵고 조심스러운 관계라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정직함이 더욱 중요한 것이다.
나는 긍정이란 말을 참으로 좋아한다. 긍정은 나의 삶을 바꾸는 원천이 된다. 긍정의 사고와 자세는 일상에서나 업무에서나 풀기 어려운 숙제나 타협에서도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수월하게 해결되는 도움을 준다.
나 자신을 이렇게 ‘초 긍정’으로 바꾸는 데 큰 몫을 한 것은 바로 독서다. 독서의 힘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2년 전, 친구인 희수(논산독서협회 부회장)의 소개로 논산독서협회에 가입하게 되었다.
내 삶의 새로운 도전이자 꿈인 노인대학 강사의 꿈을 가지게 된 계기도 바로 독서다. 막연히 훗날에 좀 더 많은 봉사를 하고 싶다는 생각만 가졌던 나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 준 것이다. 노인대학 강사가 되어 건강이 쇠약해져 웃음을 잃고 실의에 찬 어르신들에게 웃음과 기쁨을 드리고 싶다.
목표를 세우니 하나하나 문이 열리고 있다. 독서를 하면서 동기 부여가 되어 사회복지사와 응급처치강사 자격증을 획득했고, YWCA에서 시행하는 심리상담사 과정도 밟고 있다.
올해는 건양대학교 경영대학원 야간에 입학을 한다.
이렇듯 하나의 문을 열어 성취하고 나면 바로 다음의 문이 기다리고 있다. 줄줄이 사탕처럼 기다리고 있는 문을 보면서, 어릴 적 시장에 가신 아버지가 오늘은 어떤 사탕을 사오실까 기다리던 나의 모습처럼 설레곤 한다. 이것이 배움을 찾는 사람에게 찾아오는 황홀한 미션이 아닐까 생각한다.
정직함은 시간이란 조건이 붙지만 언젠가는 인정을 받고 보상도 따른다. 아무리 사회가 험난하고 부패가 만연할지라도, 어느 것도 정직함의 진솔성을 넘어뜨리지는 못한다는 것을 나는 나의 삶에서 체험으로 깨달았다. 아직도 우리의 사회는 밝고 희망이 있다. 미래를 약속할 수 있는 정직함이 통하는 서로를 신뢰하는 우리를 꿈꾼다.
2017년 정유년에는 모두가 더 밝고 희망의 부푼 꿈을 가질 수 있는 행복한 사회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있다는 가르침을 거울삼아 이웃을 사랑하고 지역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
그러기 위해 내 자리에서 묵묵히 실천하는 사람으로 거듭날 것을 나와 약속한다.
반기자 논산독서협회 재정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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