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전 총장에 대해 공개적 지지의사를 밝혀 온 여권 내 충청권 국회의원들 허탈감을 넘어 정치적 입지를 걱정하는 처지가 됐다는 분석이다.
지역에서도 여권 내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반 전 총장 지지를 위해 대거 탈당, 바른정당으로 옮겼지만, 반 전 총장 불출마로 스탠스가 어정쩡해졌다.
정치권에 따르면 새누리당 의원 가운데 정진석(공주부여청양), 경대수(증평진천음성), 이종배(충주), 박덕흠 의원(보은옥천영동괴산) 등이 반 전 총장 지원을 위해 선도 탈당파로 분류됐다.
정 의원은 지난달 31일 국회의원에서 가진 충청권 의원 모임직후 “반 전 총장 지지의사를 확인한 자리였다”고 자평했을 만큼 그와 정치적 거취를 함께할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기도 하다.
이와 함께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권석창 의원(제천단양), 이명수(아산갑), 박찬우(천안갑), 성일종(서산태안) 의원도
반 전 총장 지원의사를 보여왔다.
비충청권 의원들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나경원(동작을), 심재철(안양동안구을) 등 수도권 의원은 물론 강석호(영양영덕봉화울진), 이철규(동해삼척) 의원이 반 전 총장 지지층으로 새누리당 탈당시기를 저울질해 왔다.
하지만, 반 전 총장이 전격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충청권 의원은 물론 친반계로 분류된 의원들이 입지가 움츠러들 전망이다.
그동안 탈당만 안했을 뿐이지 이미 마음은 당을 떠난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지역 정치권의 파장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반 전 총장 귀국 이후 대전에선 중량감 있는 여당 인사들이 새누리당을 속속 탈당해 왔는데 반 전 총장 불출마로 향후 정치적 좌표를 잡기가 애매해졌다.
지난 5일 새누리당 대전시당 전·현직 당직자 10명은 새누리당을 ‘친박연대의 사적 정당’으로 규정하며 바른정당에 합류했다.
닷새 뒤인 지난 10일에는 충청권 광역의원 중 처음으로 안필응 대전시의원이 바른정당으로 당적을 옮겼다.
이어 김신호 전 대전교육감과 남충희 대전시당 창조경제특별위원장이 당적을 옮겼다.
이들은 “국정농단의 주범 새누리당과 함께할 수 없다”는 탈당의 변을 내놓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반 전 총장 지원을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이들 역시 반 전 총장의 대선 불출마로 스탠스가 어정쩡해졌다.
정치권 관계자는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충청의 중앙정치권은 물론 지역정가까지 파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반 전 총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해온 일부 의원들의 입지는 좁아질 수 밖에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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