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한 뒤 나와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2017.2.1 /사진출처=연합뉴스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전문
갑자기 요청한 기자회견에 참석해주셔서 감사하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저는 1월 12일 귀국 이후 여러 지방 도시를 방문하여 다양한 계층의 국민을 만나 민심을 들을 기회를 가졌다.또 종교 사회 학계 등 정치 여러 지도자 두루 만나 그 분들 얘기도 들었다. 그동안 제가 만난 모든 분들은 ‘정치 안보 사회 경제 모든면에 위기다’, ‘잘못된 정치로 쌓여온 적폐가 더 이상 외면하거나 방치할 수 없다’는 절박한 심경을 토로했다.
최순실 사태와 탄핵소추로 인한 국가리더십 위기가 겹친 상황이다. 난국 앞에서 정치지도자는 국민들은 목전 이익에 급급한 모습에 많은 분들이 개탄과 좌절감을 표명했다. 제가 10년간 나라밖에서 들었던 우려가 피부에 와 닿은 순간이다.
전 세계를 돌면서 성공하고 실패하는 나라의 지도자를 보면서 미력이나마 몸을 던지겠다는 일념으로 정치 투신을 심각히 고려해왔다. 그리하여 찢어진 국론을 모아 국민대통합을 이루고 분권 혁신 정치 이루려는 포부를 말해왔다. 이것이 제 몸과 마음을 바친 3주간의 짧은 시간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저의 순수한 애국심은 인격살해, 각종 가짜 뉴스로 인해 정치 교체 명분은 실종되면서 오히려 저 개인과 가족, 그리고 제가 10년을 공직했던 유엔 명예에 큰 상처만 남김으로써 결국 국민들에게 큰 누를 끼쳤다. 반 일부 정치인들의 구태의연한 이기주의적 태도도 지극히 실망스러웠다. 결국 이들과 함께 길을 가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판단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이런 상황에 비춰 저는 제가 주도하여 정치교체를 이루고 국가통합을 이루려했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는 결정을 했다. 저도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된 저 자신에게 혹독한 질책을 하고 싶다. 그러나 다른 한편, 제가 이러한 결정을 하게 된 심경에 국민 여러분께서 양해해 달라.
오늘의 결정으로 그동안 저를 열렬히 지지해주신 많은 국민여러분과 그간 제게 따뜻한 조언을 해주신 분들, 저를 도와 가까이서 함께 일해 온 많은 분들을 실망 시켜드린 것에 대해 사죄드리며 어떤 질책도 달게 받겠다. 그러나 제가 이루고자 했던 꿈과 기준은 포기하지 않겠다.
그리고 현재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를 해결함에 있어서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이러한 독존 태도를 버려야한다. 더 나은 미래를 우리 후세에 물려주기 위해서 각자 맡은 부분에서 자기가 할 수 있는 일들을 묵묵히 해나가야 한다. 저도 10년간 걸친 사무총장으로서의 경험과 국제적 자산을 바탕으로 나라의 위기를 해결하고 대한민국 밝은 미래를 위해 어떤 방법으로든 헌신하겠다. 국민 가정 여러분에 부디 건강과 행복이 함께하길 기원한다.
/조훈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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