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대선 가시화… 대선캠프 활동후 차기 정권에서 한 자리 차지하는 관행
“국가 과학기술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선 사라져야 할 관행”
조기 대선이 가시화되면서 현직 과학기술인들이 대선 캠프에 합류해 차기 정권에서 기관장 또는 장차관 등이 되는 관행이 되풀이될까 과학기술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장기적인 국가과학기술의 발전을 위해선 특정 낙하산 인물 중심이 아닌 연구 현장의 구성원 집단을 중심으로 과학기술계가 견인해야 한다는 지적 때문이다.
31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대선을 앞두고 현직에 종사하는 과학기술계 연구자와 교수 등이 대선 캠프에 들어가 활동을 한 후 차기 정권에서 낙하산 자리를 약속받는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
이번 대선은 4~5월 벚꽃 대선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같은 우려감이 연구현장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박근혜정부가 집권을 시작한 지난 2013년 과학기술계에선 유난히 낙하산 인사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미래창조과학부 산하 기관에 임명된 A 원장은 제18대 대통령선거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과학기술진흥특별본부장을 맡았던 인물이었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기관의 기관장 B 원장은 정수장학회 출신으로 구성된 상청회 감사를 역임한 전형적인 친박인사이기도 했다.
최근엔 박 대통령의 선거캠프에서 활동했던 C 교수를 과학기술계에 새로운 기관까지 설립하며, 자리를 만들어줬다는 이야기가 과학계에 돌기도 했다.
앞서 이명박 정권에서도 과학기술계 내 보은 인사에 대한 논란은 끊이질 않았다.
이명박 정부는 당시 참여정부에서 임명된 과학기술계 기관장 등을 포함해 공공기관 기관장 등 모두 자신들과 가까운 인사로 바꾸려 하기도 했다.
물론 선거 캠프에서 과학기술인들이 합류해 과학기술계와 정치계가 함께 국가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발전적인 정책을 구상한다는 것을 긍정적이다.
하지만, 일부 과학기술계 특정인사 위주로 논의될 것이 아닌 연구자 집단을 중심으로 진행될 필요성이 있다는 게 연구 현장의 목소리다.
특정 낙하산 인사가 아닌 학술집단인 학회나 연구자들의 모임 등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또 대선캠프에서 활동한 특정인사가 낙하산으로 과학기술계 기관장으로 부임할 경우, 연구 현장의 연구자들의 의욕을 저하할 가능성도 높다.
이에 과학기술계만큼은 정치 바람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한 과학계 한 원로는 “뚜렷한 명분과 기준 없이 선거캠프의 보은인사 식으로 과학계 기관장을 교체하는 것은 연구자들의 의욕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혼란에 빠지게 하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선 사라져야 할 관행”이라고 지적했다. 최소망 기자 somang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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