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공조'가 이렇게 상승세를 탔던 것은 아니다. 영화 '더 킹'이 압도적으로 박스오피스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었고, '공조'는 2위에 머물러 있었다.
'공조'가 본격적으로 반격에 나선 것은 설 연휴가 시작되기 바로 직전인 26일부터다. 근소한 차이로 '더 킹'을 제치고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섰을 뿐 아니라 그 후로도 계속 1위를 유지해 관객들을 모았다.
여기에 특별한 비결이 있었다기 보다는 다양한 연령층의 가족 관객이 보기에 '공조'가 훨씬 적합한 영화였다는 분석이다.
김형호 영화 시장 분석가는 설 연휴 직전 “'공조'는 액션물이지만 크게 잔인한 장면이 없고, 또 유쾌한 코미디도 있어 가족 관객이 보기 좋은 영화다. 아마 성인 자녀를 둔 가족 관객들은 '공조'를 많이 보러 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박스오피스 1위를 달려 온 '더 킹'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소재 자체가 정치·사회 문제를 다뤄 조금 무겁다보니 가족 관객보다는 커플들이나 친구들끼리 많이 보러 갈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설 연휴 직전 CJ CGV의 '더 킹'과 '공조'의 구매연령대를 비교해보면 '공조'의 경우 30대(22.8%)보다 40대(27.7%)의 구매율이 더 높았지만, '더 킹'은 20~30대 관객들의 구매가 가장 두드러졌다. 40대(20.3%)부터는 '공조'보다 약한 수치를 보였다. 이런 구매 현상이 결국 '공조'로 가족 관객이 몰리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고 볼 수 있다. 지난해 '검사외전'처럼 독보적인 흥행작은 없었지만 예측대로 '공조'와 '더 킹'은 설 연휴 동안 좋은 맞대결을 펼쳐 쌍끌이 흥행을 이뤄냈다.
김 분석가에 따르면 일단 가족 관객이 보기에는 자막이 있는 외화보다는 한국 영화가 유리하고, 현재 영화관에 가서 볼만한 한국 영화들이 '공조'와 '더 킹' 정도로 압축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남북 형사들의 공조 수사를 다룬 영화 '공조'가 연휴 이후에도 흔들림없이 흥행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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