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병수 충남대 교수ㆍ대전학연구회장 |
그 동안 대전시와 지역사회는 원도심의 성공적인 재생을 위해 많은 방안을 도출해 왔다. 대전 원도심 재생 방안에 대한 기존 연구들을 보면 공간적으로는 크게 2개 부분으로 구분했다. 대전역과 (옛)충남도청을 잇는 중앙로와 그 주변지역, 그리고 이적한 충남도청과 경찰청 내부다.
중앙로와 주변지역은 기존 문화재와 문화시설을 연계해 활성화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왜냐하면 원도심(중앙로권)에는 옛 관사촌, 으능정이 거리 등 문화시설(28곳)과 문화재(55곳)가 밀집해 있고, 13개의 전통시장이 있어 다양한 특화거리를 만들고 연계해 문화예술의 중심지로 나아가면 상권을 재생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충남도청과 경찰청 이적지 활용에 관한 연구도 많이 이뤄졌다. 그 연구 내용을 보면 주로 박물관, 소공연장, 문화예술복합공간, 도시 숲 공원, 시민대학, 창작공간, 도서관 등 주로 문화적인 기능을 수용해 활용하는 방안이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적 접근방법은 사업 효과가 나타나려면 장기간이 소요되고 지역경제활성화 측면에서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주민들이 수용하기 쉽지 않은 방안이 됐다. 원도심 지역주민들에게는 생존이 걸린 문제이므로 단기적이고 확실한 지역경제활성화 방안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까지 연구된 충남도청 이적지에 대한 활용방안들은 주민들이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방안이 되어 이적지 활용방안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도심 쇠퇴를 경험해 왔고 도심재생방식 또한 도시 재개발 방식을 대치해 시행된 지 오래 됐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1970년대부터 도시재개발방식과 도시재생방식을 겸해 왔다. 우리나라도 전면재개발방식이 지역주민들을 다른 지역으로 몰아내는 비인간적인 개발방식인 점을 고려해 10여년 전 부터 재생방식으로 전환하고 지역주민 위주의 사회적 형평성을 강조하는 도시재생이 강조되고 있다.
선진국의 경우 도심이 쇠퇴하면 지방정부가 인근 대학의 협조를 얻어 황폐한 지역의 옛 건물들을 활용하여 고용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적으로 도시형 제조업 창업보육센터를 많이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창업보육센터는 대부분 대학이 지원하는 기술창업보육센터이므로 고용창출 효과는 그렇게 크지 않다. 그러나 창업보육센터의 발상지인 미국의 경우는 창업보육센터가 구도심 재생을 목적으로 고안됐기 때문에 고용창출형 공공 창업보육센터가 과반수 이상을 차지한다. 그리고 이를 활용한 많은 도시가 구도심을 재생시키는데 성공했다. 창업보육센터에 기업이 입주해 창업을 하면 주위에 이들을 위한 주유소뿐만 아니라 식당, 편의점, 커피숍 등이 생기면서 주변지역이 경제적으로 활성화되고 추가적인 지역민의 창업과 고용이 창출됐다. 충남도청과 경찰청이 이전한 자리에 문화적인 방안을 포함하여 보존할 가치가 있는 건물은 보존하고, 그렇지 않은 건물들은 리모델링해 영세 자영업과 노동집약적인 도시형 제조업이 입주할 수 있는 창업보육센터를 만들면 원도심의 창업과 고용창출, 그리고 지역경제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대전 원도심 재생을 위해서는 장기적인 접근방법인 문화적 활용방안과 단기적이지만 강력한 경제적 활용방안들을 복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특히 지역주민의 참여가 도시재생의 정당성을 확보하는데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할 때 더욱더 두 가지 방안이 적절히 상보(相補)적으로 통합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병수 충남대 교수ㆍ대전학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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